‘악’ 김도영 부상에 리그도 ‘헉’ 했지만…다행히 타박상 “휴”
3일 LG전서 왼쪽 팔꿈치 사구
검진 결과 “뼈에는 이상 없어”
시즌 완주·대기록 도전 ‘계속’
KBO리그 역사적인 이름 이종범은 1994년 타율 4할에 도전했다. 100경기 넘어서까지 4할대를 유지하다 8월 음식을 잘못 먹어 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페이스가 떨어져 0.393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아주 작은 몸 관리조차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는 사례다.
이종범의 후예라 불리는 김도영(21·KIA) 때문에 KBO리그가 잠깐 긴장했다. 김도영은 3일 광주 LG전에서 5회말 2사 2루 LG 선발 에르난데스의 3구째에 팔꿈치를 맞았다. 고통스러워했다. 보호대를 차고 있었지만 시속 150㎞ 직구에 맞은 터라 심한 부상도 우려됐다. 바로 교체된 김도영은 검진을 받으러 병원으로 이동했다.
올해 KIA는 경기 중 부상 정도가 커 병원으로 이송된 선수의 경우는 전광판을 통해 교체 사유와 검진 뒤 결과까지 안내해주고 있다. 김도영의 검진 결과는 경기 말미에 나왔다. 뼈에는 이상 없는 단순 타박상이었다. 전광판에 김도영이 무사하다는 안내가 뜨자 관중석에서 일제히 안도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현재 김도영의 건강은 리그의 건강이다. 김도영 자체가 올 시즌 리그 흥행과 인기가 폭발하는 요소 중 하나기 때문이다. KBO리그 역사를 김도영이 바꿔가고 있고 그 마지막 지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김도영은 현재 타율 0.347 35홈런 36도루 98타점 125득점을 기록 중이다.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은 지금 에릭 테임즈 이후 처음, 국내타자 최초 40홈런-40도루에 도전하는 중이다.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에도 2타점만 남겨놓고 있다. 2000년 박재홍과 2015년 테임즈밖에 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김도영은 서건창(KIA)이 넥센에서 뛴 2014년 기록한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135득점)에도 10득점만 남기고 있다. 득점과 장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타율은 어느새 1위 에레디아(SSG·0.357)를 1푼 차로 쫓았다. 안타도 167개를 쳐 1위 레이에스(롯데·171개)와 4개 차다. 김도영은 강력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도 거론된다.
김도영 스스로도 부상만은 당하지 않아야겠다는 각오가 있다. 데뷔 첫해에도, 지난해에도 부상으로 시즌 전체를 소화하지 못했고 지난 시즌 뒤 대표팀에서 입은 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늦어져 개막 직후 고전하는 경험도 했다. 3년차인 올해는 처음으로 다치지 않고 풀타임을 완주하는 것이 김도영의 첫번째 목표다. 어마어마한 기록을 올리고 있는 김도영은 경기 중에는 몸을 사리지 않고 뛰고 슬라이딩하면서도 경기 외에는 최대한 조심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김도영이 다친다는 것은 KIA에 상상도 하기 싫은 재앙이다. 이미 부상자가 너무 많은 채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확정을 위해서는 갈 길이 더 남았다. 정규시즌을 우승하더라도, 김도영이 며칠이면 털고 일어날 수준 이상으로 다치면 KIA의 가을야구도 암울해질지 모른다. 다칠까봐 김도영에게는 벌금을 1000만원이나 걸고 헤드퍼스트슬라이딩도 못하게 하고 있다. 팔꿈치에 강속구를 맞고 아파하는 모습을 본 순간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KIA 모두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검진을 받고 돌아와 승리 뒤 선수단과 함께 관중에 인사한 김도영 표정은 밝았다. 의도치 않게 대형 민폐를 끼칠까 마음 졸인 LG 쪽을 향해서도 괜찮다는 손짓을 보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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