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절도를 위해 뭉쳤다…송유관 노린 4개월 '삽질' 결말
송유관이 묻힌 곳까지 땅굴을 파고 들어가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삽과 곡괭이로 넉 달 동안 땅굴을 파놓고도, 자기들끼리 싸움이 나면서 결국 기름 한 방울 훔치지 못했습니다.
정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냉동 창고 안에 모래주머니가 가득 쌓여있습니다.
바닥은 네모나게 잘렸고, 깊은 구덩이가 뚫렸습니다.
거기서부터 긴 땅굴이 이어집니다.
불을 밝히고 일정 간격으로 지지대도 받쳤습니다.
철로까지 깔린 게 마치 광산 갱도 같습니다.
[선생님 들어오지 마요 위험해.]
충남 천안시의 한 창고 아래서 지하 4m, 길이 16.8m의 땅굴이 발견됐습니다.
창고에 달린 '물류회사' 간판은 위장, 목적은 4차선 도로 너머 송유관이었습니다.
[정선영/대전경찰청 형사기동대 : 하루 2만여 대 차량이 오고가는 도로 지하에서 땅굴을 파고 들어가서.]
전에도 기름을 훔치려다 감옥에 갔던 사람들이 출소하자마자 다시 뭉쳤습니다.
그중 한국석유공사 전 직원이 있어 송유관의 위치와 설계도를 쉽게 구했습니다.
장비를 동원하면 들킬까, 삽과 괭이로만 작업했습니다.
지난 2월부터 4개월을 파내 송유관까지 닿는데 성공했지만 정작 기름은 못 훔쳤습니다.
범행 자금이 떨어지자 내분이 생긴 겁니다.
[정선영/대전경찰청 형사기동대 : 자금난 때문에 못 파고 다시 이제 메꿨던 것으로 그렇게 조사가 되었습니다.]
경찰은 일단 9명을 전원 붙잡았고 6명을 구속했습니다.
[화면제공 대전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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