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들 성토 "집 살 기회 뺏겨"…이복현 "은행장들 만나겠다"
【 앵커멘트 】 금융당국이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며 시중은행을 압박하자, 시중은행이 갖가지 규제를 내놓고 있죠. 급하게 내놓은 대책이 정교하게 설계됐을 리 없고, 정작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인데요. 금융감독원이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며 무주택자들을 불러모았는데, 금융당국과 은행을 향한 성토가 쏟아졌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금융감독원이 직접 주최한 가계대출 실수요자 현장 간담회.
비공개로 이뤄졌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앞두고 있던 참석자들의 성토는 행사장 밖까지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 무주택자 - "7월에 한 금리가 3.45%였다면 지금은 한 4.56%로 바뀌어 있는 거고…. 이건 이제 영원히 서민들은 집을 살 기회를 안 주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인터뷰 : 생활자금 주택담보대출 신청자 - "장사도 잘 안되고 자녀 결혼하는 데 있어서 대출을 받으려고 하는데…. 규제하니까 대출이 좀 줄어든 거죠. 그러니까 이제 계획이, 나의 계획이 틀어진 거지."
가계부채 급증을 잠재우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은 7~8월 두 달간 22차례나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9월부터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며 대출 한도가 대폭 줄었는데도, 일부 시중은행과 보험사는 1주택 이상 보유자에겐 아예 대출을 내주지 않는 초강수까지 꺼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당장 내 집 마련이 급한 무주택자까지 피해를 보는 겁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주택자 대출 금지 조치에 대해 "과한 대책"이라면서 시장에 혼란을 준 점은 인정했습니다.
▶ 인터뷰 :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을 안 드리는 쪽으로, 설사 좀 가계대출 흐름의 추이를 저희가 조금 더 관리하는 추세가 좀 늦어지더라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요."
추석 전 은행장들을 직접 만나 더 나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가계부채 대책을 은행에만 떠넘겨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MBN 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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