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감독&에이스의 이구동성, "韓 아시아 최강이지만 축구공은 둥글다" [서울톡톡]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이인환 기자]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싶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에 나선다.
홍명보호는 팔레스타인-오만 연전을 앞두고 최정예 26인을 소집했다. 지난 2일 훈련에 임한 선수는 K리그에서 활약하는 12명을 포함한 총 19명으로 2일 새벽 소속팀에서 경기를 치른 김민재, 이강인를 비롯해 손흥민, 황희찬, 황인범, 설영우, 이한범 등 해외파는 뒤늦게 합류, 3일부터 훈련에 나섰다.
전날 훈련에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는 "오늘 소집 선수 도착 일정에 따라 선수단 전체 미팅을 진행한 후 훈련 출발 예정"이라고 공지했으나 홍명보 감독은 일정을 바꿨다. 일부 해외파 선수들의 입국과 소집이 늦어지면서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미팅을 4일로 미룬 것이다.
황인범을 끝으로 26명 전체 선수가 모인 이날 선수들과 코치진, 홍명보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짧은 미팅을 마친 뒤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선수단 전원이 운동장을 뛰며 웜업을 마쳤다. 뒤늦게 합류한 7명의 해외파 중 황희찬은 곧바로 전술훈련에 임했고 나머지 6명은 웜업 후 선수단과 따로 분리돼 간단한 스트레칭을 진행, 자전거를 타며 몸을 풀었다.
이들 중 이한범은 스트레칭 후 자전거 대신 전술 훈련에 임했다. 한편 2일 만난 홍 감독은 선수단 피로도와 관련해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주축 선수들이 며칠 휴식할 수 있느냐가 많은 영향을 끼친다. 내일 도착하다 보니까 4일 하루 훈련하고 경기해야 한다. 한번 지켜보도록 하겠다"라며 뒤늦게 합류하는 이들의 피로를 신경 쓰고 있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양민혁, 엄지성 등 먼저 소집된 자원의 활용 방법에 대해 "하나의 방법"이라며 "아무래도 유럽파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경기하고 다시 열몇 시간 날아가서 경기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라며 선수 피로도에 따라 비주전 자원을 기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4일 열린 기자 회견에서 홍명보 대표팀 감독과 주장인 손흥민이 인터뷰에 나섰다. 다시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서는 손흥민은 "이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 모두 잘 준비한 것 같다. 1년 동안 많은 홈 경기와 원정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잘 해내서 좋은 스타트를 보여주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주장으로 손흥민은 “오랜 기간 대표팀 주장이지만 나 혼자 하기보단 모든 선수들의 희생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다 보면 함께 돕고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잘해내도록 도우려고 한다. 우리 모두 하나로 팬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될 것 같다”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한편 이어 열린 팔레스타인과 기자 회견은 한국어를 영어로, 영어를 아랍어로 통역해서 이중 통역을 통해 진행됐다. 아크람 바두르 팔레스타인 감독은 한국전에 대해 “아시아 최고의 팀과 겨루게 됐다.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한 팀이고 우수한 선수가 많다”라면서 “우리도 월드컵 진출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3차 예선도 첫 진출이기에 더 노력하겠다. 부상 선수도 있지만 지금 선수로 한국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기자 회견에 나선 메삼 아부알리는 “햔국 같은 아시아 최고의 팀 상대로 경기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결과를 얻고 싶다. 우리 팔레스타인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나설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바두르 감독은 “한국은 강하고 완성된 팀이다. 약점에 대해서는 말할 수가 없다”라면서 “손흥민이 주 경계 대상이다. 그래도 우리 팀이 조직적으로 한다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위해 우리의 분석을 정확하게 말해줄 수는 없다”고 경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팔레스타인은 혼란스러운 국내 상황으로 인해서 자국서 제대로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바두르 감독은 “선수들 같은 경우는 클럽에 소속되지 않은 선수도 있기에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도 있다. 늦게 합류한 선수도 있다. 말레시이시아에서 훈련했을 때 친선전을 가진 적도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바두르 감독은 “3차 예선도 팔레스타인 축구 역사상 최초로 큰 희망이 됐다. 이것만으로도 큰 메시지가 됐지만 만약 3차 예선을 넘어서 본선 진출을 한다면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라면서 "호주와 2차 예선 최종전에서는 이미 확정이 난 경기라 주전이 많이 빠졌기에 결과(0-5 패)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한국전은 다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중 국적으로 최근 팔레스타인에 합류한 아부알리는 “이 팀에서 뛸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나의 목표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면서 "3차 예선까지 통과한 만큼 월드컵 통과가 최종 목표다. 그것이 이뤄진다면 매우 환상적일 것이다. 고통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기쁨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아부알리는 "한국과 경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상대를 존경하고 경계하지만 축구는 그래도 90분을 뛰어야 알 수 있는 경기다. 우리가 전술대로 잘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점 3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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