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영화제 계절 가을, 독립영화의 즐거움에 빠져보자

이원 기자 2024. 9. 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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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기 열대야를 기록한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들어서는 9월.

극장가는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딸에 대하여' '장손' '그녀에게' '수유천' '해야 할 일' 등의 독립영화로 진수성찬을 마련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CGV상, 올해의 배우상(오민애),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했다.

제28회 BIFF 올해의 배우상(장성범),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 최우수 작품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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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기 열대야를 기록한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들어서는 9월. 극장가는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딸에 대하여’ ‘장손’ ‘그녀에게’ ‘수유천’ ‘해야 할 일’ 등의 독립영화로 진수성찬을 마련했다. 한국 영화의 자양분이 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독립영화에 귀 기울여보면 좋겠다.

영화 ‘장손’과 ‘해야 할 일’ 한 장면. 인디스토리·명필름 제공


김혜진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딸에 대하여’(개봉 4일)는 딸, 딸의 동성 연인, 엄마가 함께 살면서 완전한 이해 대신 최선의 이해로 나아가는 세 여성의 성장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퀴어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행위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미랑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임세미 하윤경 오민애 등의 열연이 돋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CGV상, 올해의 배우상(오민애),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했다.

BIFF에서 KBS 독립영화상, 오로라미디어상, CGK 촬영상을 석권하며 화제를 모은 ‘장손’(개봉 11일)은 올해 독립영화 기대주다. 별 탈 없던 보통의 한 대가족에게 드리운 고요하고도 스펙터클한 붕괴를 묵직한 주제의식과 섬세한 연출로 완성했다. 3대 대가족의 내밀한 역사를 통해 세대·젠더·계급 갈등이 충돌하는 가장 한국적인 가족의 초상을 담았다. 손숙을 필두로 차미경 오만석 정재은 서현철 등 배우 앙상블도 눈길을 끈다.

장애 가족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는 ‘그녀에게’(개봉 11일)는 프로페셔널한 삶을 지향하던 신문사 정치부 기자 상연이 계획에 없던 장애아 엄마가 되며 겪는 10년 여정을 그린 감동 실화다. 실제 발달장애 자녀 부모인 류승연 작가의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원작으로 했다. 10년 넘게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며 겪은 류 작가의 경험을 스크린에 녹여 장애 자녀 양육의 고충뿐만 아니라 인생의 예기치 못한 고난 앞에 선 부모의 감정을 담아 긴 여운을 남긴다.

거장 홍상수 감독의 32번째 장편영화 ‘수유천’(개봉 18일)은 한 여대에서 열리는 촌극제를 중심으로 강사 전임과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배우 겸 연출자인 외삼촌, 외삼촌과 가까워지는 여교수의 이야기를 다룬다. 홍 감독 영화답게 현실적이면서도 영화적인 남녀 이야기가 맛깔스럽다. 주연 김민희가 최근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부산에서 찍은 ‘해야 할 일’(개봉 25일)은 구조조정으로 동료들을 잘라야 하는 준희와 인사팀의 리얼한 현실을 그렸다. 구조조정 지시가 떨어지자 본격적으로 해고가 진행되고, 조선소 인사팀 직원들은 저마다 생각을 내세우며 갈등하고 고민에 빠진다. 경남 창원 출신인 박홍준 감독은 직장인 시절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제28회 BIFF 올해의 배우상(장성범),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 최우수 작품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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