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범죄 세계로 깊숙이 들어온 AI, 이렇게 예방하자

범죄와 AI
정혜욱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딥페이크 성범죄로 나라가 시끄럽다. 손쉽게 허위 사진이나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니 경악스러울 뿐이다. 전세계 딥페이크 피해자의 53%가 한국인이라는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의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제 딥페이크 성범죄에 새로운 대책이 절실해졌다.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안이 발의됐지만 만시지탄이다.

딥페이크말고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범죄는 이미 현실에서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AI를 이용한 사기, 해킹, 개인정보 도용 등이다.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아야 한다. 말을 하면 목소리를 녹음한 후 AI로 똑같은 목소리를 만든 후 가족, 지인 등에게 보이스피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딥보이스나 딥페이크 등 AI 기술이 범죄에 악용되면서 새로운 범죄유형이 생겨나고 피해자도 급증하고 있다. 정말 '무서운 세상'이 됐다.

AI는 사람보다 반복 작업을 잘 수행하며, 범죄에서도 그 효율성이 높아 우려를 더한다. 이러다 범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 반면 이를 막기 위한 AI의 활용 역시 중요해졌다. AI를 이용한 감시와 예방 시스템은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고, 발생 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책은 AI와 범죄의 복잡한 관계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분석하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책은 AI와 범죄의 세 가지 주요 측면을 다룬다. 첫째, AI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둘째, AI를 활용해 범죄를 막는 경우, 셋째, AI 자체가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다. 위덕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인 저자는 "AI 범죄는 발견과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법적·기술적 대응책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은 AI가 범죄와 법적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독자들에게 미래 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