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드디어 끝났다”… 아이들의 소리, 국회는 안들리나 [기자의 눈/이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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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드디어 끝났다."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2층 방청석.
아이들이 자리를 잡고 앉는 순간 본회의장에선 여야 국회의원들 간 낯부끄러운 싸움이 시작됐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국회가 나서서 국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지만 조롱과 비아냥이 난무한 본회의장 안에서 '협치 국회'를 위해 서로 손을 내미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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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드디어 끝났다.”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2층 방청석.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단상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초등학생이 ‘마음의 소리’를 내뱉었다.
이날 경기 오산시 운산초등학교 학생 120여 명은 22대 국회에서 처음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방청했다. 아이들이 자리를 잡고 앉는 순간 본회의장에선 여야 국회의원들 간 낯부끄러운 싸움이 시작됐다.
이후 40분간 이어진 대표연설 내내 비슷한 광경이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분열적 사고, 표리부동, 무책임” 등 독설을 쏟아낼 때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이야기 그만하시라”고 맞섰다. “국민들이 울분 상태에 빠져 있다”는 말에는 “그건 민주당 때문”이라고 외쳤다.
연설이 시작된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국민의힘 의원석은 하나둘씩 비기 시작했다. 박 원내대표가 “진짜 독재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고 언급하자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이걸 계속 듣고 있어야 하나. 더 이상 못 듣겠다”며 본회의장을 박차고 떠났다. 연설이 끝난 시점 국민의힘 의석엔 전체 108명 중 62명만 남아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의 태도도 똑같았다.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박 원내대표의 질문에 민주당 의원들은 “아무것도 안 해요”라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국회가 나서서 국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지만 조롱과 비아냥이 난무한 본회의장 안에서 ‘협치 국회’를 위해 서로 손을 내미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방청한 초등학생들은 지도교사의 안내에 따라 각자 자리에 앉아 조용히 100점 만점의 성숙한 방청 태도를 보여줬다. 이들보다 성숙하지 못했던 국회의원들의 모습에 같은 어른으로서 민망한 수준이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방청 온 아이들 앞에서 거친 언사가 오가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면서도 “내일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 연설도 비슷한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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