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 앞두고 수도권은 '소란' 지방은 '침묵'

김소연 기자 2024. 9. 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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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과 지방의 주택시장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서울에선 아파트 전세난으로 혼잡한 상황이 지속되는 반면, 지방은 아파트 전셋값과 전세 거래량 모두 감소하며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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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전세난…지방은 전셋값·거래량 감소
미분양 주택 쌓였는데 대출 규제까지…"침체 계속"
연합뉴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과 지방의 주택시장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서울에선 아파트 전세난으로 혼잡한 상황이 지속되는 반면, 지방은 아파트 전셋값과 전세 거래량 모두 감소하며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금융당국의 대출 한도 규제로 미분양 주택 문제가 심화되는 등 당분간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42.9로 지난 2021년 10월(162.2)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100을 넘을 수록 전세 물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전세 물량이 줄어들자 가격은 치솟았다. 지난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7% 오르며 6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전세 품귀현상이 벌어진 서울과 달리 지방 전세시장은 한적한 모습이다.

대전과 세종, 충남 등 충청권 전셋값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넷째 주 대전과 세종 전셋값은 전주 대비 각각 0.03%, 0.01% 떨어졌다. 충남은 0.02% 올랐으나 상승폭이 축소됐다.

전세 물량은 증가했다. 이날 기준 대전 전세 물량은 2635세대로 지난 해(1961세대) 같은 날 대비 34.3% 늘었다. 세종도 1890세대로 작년 1387세대 보다 36.2% 증가했다.

눈에 띄는 건 전세 거래량이다. 올 8월 대전 전세 거래량은 789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373건) 대비 42.5% 감소했다. 전세 물량이 늘어 전셋값이 떨어졌는데도 현저히 낮은 거래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서울과 지방의 주택시장 구조가 다르게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전세 시장까지 압박이 이어졌다. 하지만 지방은 공급 대비 수요 부족으로 미분양 주택 문제가 심각하다. 심지어 이달 예정된 지방 아파트 공급 물량은 총 9301세대에 달한다.

대전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은 아파트 공급 물량이 부족해 전세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더욱이 내년에 입주 물량이 더 줄어든다고 하니 전세에 몰리는 것"이라며 "미분양 주택이 쌓여있는 지방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현재로썬 주택가격이 확 떨어지지 않는 한 매매나 전세 등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 금융당국이 향후 예고한 대출 규제가 지방의 미분양 주택 문제를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국은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도입해 대출 한도 규제에 나섰다. 향후 몇 개월 간 진행된 대출 규모를 파악한 뒤 DSR 3단계 도입, DSR 전세대출 확대 등 규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은 서울에 비해 대출 규모가 작은 만큼 이번 대출 규제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겠으나, 규제가 확대되면 대출 여력이 확연히 줄어 주택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지방으로 내려오기도 전에 대출 규제가 시작됐다. 현재 대전이 가진 미분양 주택 2700여 세대도 다 털어내지 못했는데 대출 문까지 막아버리니 답답한 상황"이라며 "규제가 확대되면 지방 부동산 시장은 더 얼어 붙는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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