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에어컨 있었는데 왜?…일본 고령층 실내 열사병 사망 속출
[앵커]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 어느 때보다 더운 여름을 보낸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인데요.
한해 평균 천여 명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일본에서 사망자의 상당수가 에어컨 있는 방에 있다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유가 뭔지, 황진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기록적인 더위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 7월 말, 일본에서 홀로 살던 치매 증상의 8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쓰러졌습니다.
관리인에게 발견됐을 당시의 온도는 섭씨 37도, 하지만 에어컨은 작동되지 않은 상태였고 이 남성은 결국 숨졌습니다.
[방문 간호사 : "냉방이 켜져 있었다면 (사망을) 막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여름, 이 남성처럼 에어컨 미작동 상태에서 고령층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사고가 일본에서 속출했습니다.
도쿄 23구의 경우 지난 3개월 동안 사망한 열사병 환자 248명 가운데 155명, 62%가 에어컨이 있는데 작동되지 않은 실내에서 숨졌습니다.
대부분 70대 이상의 고령자였습니다.
인지 능력이 떨어진 경우 에어컨이 꺼져 있는데도 켜져 있다고 착각하거나 덥다는 걸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 31도입니다. 덥지 않습니까?) 안 더워요. 조금 추워요."]
특히, 치매를 앓는 경우 계절에 대한 인식 자체를 못하는 경우도 있어 폭염에 더욱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즈카 토모미치/후쿠지병원 치매질환의료센터장 : "(여름에) 스웨터를 입고 땀을 흘리고 있는데도 덥지 않냐는 질문에 덥지 않다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본은 이제 10명 중 3명이 65세 이상 고령층입니다.
고령층을 보호할 수 있는 폭염 대책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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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우 기자 (sim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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