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은 낙관하는데…엔비디아 주가 급락 2가지 이유[오미주]
엔비디아 주가가 3일(현지시간) 10% 가까이 급락했다. 애널리스트들 대부분이 엔비디아의 주가 전망을 낙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지난주 다소 실망스러웠던 실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9.5% 하락한 108.00달러로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8월29일 6.4% 급락했다가 8월30일 1.5%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날 더 큰 폭으로 추락한 것이다.
이날 엔비디아의 하락률은 지난 4월19일 10.0% 급락 이후 최대다. 엔비디아는 이날 한 때 10% 이상 떨어져 2020년 3월16일에 기록한 18.5%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할 뻔했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2789억달러가 사라졌다. 이는 미국 기업 역사상 하루만에 최대 규모의 시총이 사라진 것으로 2022년 2월3일 메타 플랫폼이 기록한 2320억달러의 하루 시총 증발액을 넘어서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엔비디아 주가가 올들어 많이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가운데 이날 발표된 지난 8월 제조업 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며 다시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었다.
잭스 투자관리의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브라이언 멀버리는 경제 성장에 대한 불안으로 야기된 시장 변동성이 "가장 고평가된 섹터를 먼저 강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엔비디아 외에도 AI(인공지능) 호황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아온 반도체주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7.8% 급락하며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18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8월28일 실적 발표 후 주가 급락으로 올해 순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실적 발표 전 47배에서 이날 32배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오후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법무부가 엔비디아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다른 관련 기업에 소환장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가 이전에는 엔비디아에 질문지를 보냈으나 이번에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소환장을 보냈다는 설명이다.
첫째는 AI 칩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올 2분기 실적 발표 때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메타 플랫폼 등은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같이 막대한 투자로 탄생한 AI 서비스에 대해서는 수요가 획기적으로 늘고 있다는 신호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AI 투자에 대한 수익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AI 칩을 비롯한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계속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이 투자자들 사이에 존재한다.
엔비디아는 지난 4개 분기 동안 데이터센터 매출액의 40%가량이 AI 모델 추론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슈라이트는 이에 대해 AI 인프라 시장이 AI 모델 훈련에서 추론으로 옮겨가고 있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AI 모델을 훈련할 때는 최고의 모델을 탄생시키기 위해 비용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면서 가장 우수한 AI 칩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추론을 위해 AI 칩을 구매할 때는 AI 처리 속도와 함께 비용, 전력 소비, 고객 기반 확대에 따른 확장성 등을 두루 고려한다. 이 결과 모델 추론 단계에서는 훈련 단계보다 경쟁의 여지가 더 커진다.
슈라이트는 AI 인프라 시장에서 추론 영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 출하 지연은 AMD 등 경쟁업체에 시장에서의 입지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캔터 피츠제랄드의 C.J. 뮤즈도 이날 개장 전에 블랙웰 칩의 출하가 한두달 늦어져도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에 대한 우리의 (낙관적인) 입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존 반도체인 호퍼 칩에 대한 수요가 강력한 만큼 엔비디아의 실적이 회계연도 4분기(올 11월~내년 1월)까지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고 매출액 가이던스는 상향 조정되는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내년 이후 실적 전망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내년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강력한 수요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 70% 중반대의 매출액총이익률을 지킬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4일 오전엔 노동부가 지난 7월 구인 규모를 발표해 기업들의 노동력 수요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 오후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장 마감 후에는 서버업체인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가 실적을 발표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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