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앵커 尹-韓 비판에 "앵커 배우자는…" 가족까지 언급한 국힘

조현호 기자 2024. 9. 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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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대란 검사 출신 감정 싸움, 무릎 꿇리는 게 검사 미덕?' 지적에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배우자 민주당 모임 참석 등 이야기 들려"
오대영 앵커 "가족 관계 언급한 내용 사실관계 틀렸다" 반박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오대영 JTBC 앵커가 지난달 29일 오대영 라이브의 오 앵커 한마디 코너에서 의료대란으로 국민들이 목숨까지 걱정하는데, 전직 검사출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감정싸움만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JTBC 오대영 라이브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휘)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의료개혁 관련 갈등을 비판한 JTBC 앵커 멘트를 두고 “검사출신 갈등 프레임은 허위이며 인신공격”이라고 비판하며 앵커의 배우자 활동을 문제삼아 논란이다. 해당 앵커는 미디어오늘에 “정치적 논평에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가족관계를 언급한 내용 상당부분이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반박했다.

오대영 JTBC 앵커는 지난달 29일 '오대영 라이브'의 '오 앵커 한마디' 코너 <국민 죽어가는데, 두 전직 검사님들은…>에서 “이런 시기에는 병원도 못 가니, 아프면 큰일 난다. 절대 아프지 말자. 요즘 부모 자식 간에는 이런 대화를 한다”며 “의료대란은 이제 목숨을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오 앵커는 “그런데도 전직 검사이자 현재 국가 의전서열 1위와, 전직 검사이자 현재 국가 의전서열 7위인 두 분은 감정 싸움을 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며 “누군가를 추궁하고 압박해서 무릎 꿇게 만드는 게 검사라는 직업의 미덕일 수는 있겠으나, 정치가에게도 미덕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오 앵커는 “대화·공감·타협…두 전직 검사가 이끄는 지금의 정치에서 이런 가치들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라고 쓴소리했다.

이에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검사 출신 갈등 프레임은 허위”라며 “방송의 생명인 공정성을 정면으로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특위는 “의료개혁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건강한 토론을 근거 없는 '갈등 프레임'과 '인신공격'으로 깎아내리는 불순한 시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 앵커 멘트를 “한 종편방송사의 앵커”라고 표현해 실명을 쓰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추궁하고 압박해서 무릎 꿇게 만드는 게 검사의 미덕'이라는 앵커의 표현을 두고 “특정 직역에 대한 폄하와 편견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귀를 의심할만 전파낭비”라고 비판했다. 또 “공정성을 생명처럼 여겨야 할 언론인이 민주당이나 할법한 논평을 그대로 방송한 것은 정치 편향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국민의힘 특위는 “과거 출신만으로 선입견을 갖는 것이라면, 그런 논리는 앵커 자신에게도 해당한다”며 “앵커의 배우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지 모임에 참석하고,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 사회까지 맡았으며, 이재명 대표와 엮여있는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로도 재직했다는 말이 들린다”고 오 앵커 배우자 활동을 문제삼았다. 이어 “정치를 하고 싶다면 당당하게 민주당에 입당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오대영 JTBC 앵커는 3일 저녁 미디어오늘에 보내온 SNS메신저 답변에서 “응급실 상황을 놓고 대통령실과 여당의 온도차에 대해선 대부분의 언론이 같은 취지로 보도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의 정치적 논평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 앵커는 “국민의힘이 가족관계를 언급한 내용 중 상당부분은 사실관계가 아예 틀렸다”고 밝혔다. 배우자의 활동을 거론한 것 자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현 정부와 여당을 향해 방송사 앵커가 비판하거나 언급한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잘못이 있으면 이를 지적하거나 반박할 수 있으나 집권여당의 특별위원회가 해당 앵커의 배우자까지 문제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미디어오늘은 4일 오전 이상휘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장에 '정부여당을 비판했다고 앵커의 배우자 활동까지 문제삼는 것은 부당한 공격이 아니냐', '뒷조사까지 하는 것이냐는 의심을 살 수 있다', '정부 비판했다고 앵커를 민주당 지지자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한 비난이 아니냐'고 질의했으나 오후 6시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고, 전화연결도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JTBC '오대영 라이브'를 지목해 “편파방송 종합세트”라고 비판했다. 특위는 당 미디어국이 해당 프로그램을 최근 일주일간 분석한 결과 △'여아 4자 토론'의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패널 비율이 1대3으로 불공정하고 △토론 주제도 정부여당에 불리하거나 부정적인 이슈들만 집중적으로 선택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특위는 특히 클로징인 '오 앵커 한마디'를 두고 “오 앵커가 매일 정부여당을 향한 '독설'로 끝맺음한다”며 '국민 삶과 동떨어진…시공을 초월한 대통령?'(8월30일), '민주화 뒤 7명의 대통령이 쌓아온 전통이…'(9월2일), “의료 붕괴, 숨길래야 숨길 수 없다”(9월3일) 등,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타깃으로 하는 '야당 논평' 수준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JTBC.

국민의힘 특위는 JTBC를 두고 “2016~2017년 탄핵 정국 당시 JTBC '뉴스룸'이 한때 시청률 10%를 넘기기도 했던 '찬란했던 과거'를 잊지 못하고, MBC 경영진이 교체되어 논조에 변화가 생기면, 이후 좌파 시청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다시 포지션을 바꾸려 한다는 얘기가 들린다”면서 “시청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은 이해하나 중견 언론사로서, 중견 언론인으로서 JTBC와 종사자들이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이 시류에 따라 이쪽 저쪽을 왔다갔다하는 '기회주의적' 언론으로 전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오대영 라이브'를 비롯한 JTBC 시사·보도프로그램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법적·제도적 조치를 통해 JTBC가 공정성을 유지하고 공적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지켜볼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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