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나노물질로 뇌전증·망막질환 치료 높인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국내 대학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나노물질을 기반으로 한 첨단 질병 진단 기술과 치료 시스템을 개발했다. KRISS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국내 대학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나노물질을 기반으로 한 첨단 질병 진단 기술과 치료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은 이상국 세브란스병원 부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고가의 장비 없이도 뇌전증 환자에 투여하는 치료약물의 적정 농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뇌전증 환자는 습관성 발작 억제를 위해 항경련제를 일상적으로 복용한다.

혈중 약물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치료 효과를 높이고 과다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막을 수 있어 체내 항경련제 농도를 정기적으로 추적 관리해야 하는데, 기존 전기분무 방식의 이온화 질량분석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가의 장비와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몰리브덴 디텔루라이드와 텅스텐 디텔루라이드를 혼합한 나노물질을 개발, 레이저로 이온화하는 방법으로 항경련제 약물의 검출 속도와 민감도를 높인 질량분석법을 개발했다.

항경련제를 복용한 뇌전증 환자 120명의 혈액 시료에 개발한 나노물질을 투여, 기존 질량분석법과 같은 수준인 99.9%의 신뢰성을 유지하면서도 소요 시간은 16분의 1 수준으로 단축했다.

시료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까지 수 분 내에 가능하며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시료의 양도 10배 이상 많다.

또한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은 서울대병원 김정훈 교수팀과 협업해 망막 질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약물 전달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했다.

안구에 활성산소가 과다 생산되면 산화 스트레스에 의해 망막 세포가 손상돼 황반변성, 당뇨병성 망막병증, 미숙아 망막병증 등 망막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망막 질환 치료를 위해 산화 스트레스 방지 성분을 포함한 약물을 안구 내 유리체에 주사하게 되는데 문제는 유리체에 주입된 치료 성분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 분해되는 경우가 많고 지속 시간이 짧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다공성(多孔性) 구조의 실리카 나노물질을 매개로 한 신규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

나노물질 안에 치료 성분인 휴매닌을 캡슐 형태로 저장해 주입, 보호함으로써 목표 부위까지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다. 산화 스트레스가 감지될 때만 성분을 방출하기 때문에 주사 1회당 효과 지속 시간도 길다.

이태걸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출연(연)과 국내 대학병원이 협업했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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