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에 부역한 기독교인의 죄를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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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과 한국기독교 기독교인 죄책 고백 세미나'.
손승호 명지대 객원교수는 발표문 '6·25전쟁기 민간인 희생과 기독교'에서 "한국전쟁 초기 민간인 학살 책임자인 대통령 이승만, 내무부장관 조병옥, 치안국장 장석윤, 육군정보국장 장도영, 첩보과장 김점곤, 특별정보대 과장 김안일, 검사 오제도, 대구주둔 경북관구사령관 원용덕 등이 대표적으로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고 밝힌 뒤 이들이 기독교 신앙을 폭력의 동력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한국교회는 국가폭력과 무관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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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10월항쟁 등 기독교인 연루 분석
윤태현 목사 “조병옥, 4·3학살 책임 커”
사단법인 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 주최
‘국가폭력과 한국기독교 기독교인 죄책 고백 세미나’.
기독교 사회선교 기관인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부설 ‘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이사장 송병구·소장 최태육)가 오는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여는 학술 행사이다. 10월항쟁 연구자인 김상숙 성공회대 연구교수와 제주 한울교회 윤태현 담임목사, 최태육 소장 등이 각각 10월항쟁과 제주4·3 그리고 여순사건 당시 자행된 국가폭력에 기독교나 기독교인이 어떻게 연루되었는지 살핀다.
최 소장은 발표문 ‘여수·순천과 기독교’에서 “여순사건 당시 반군 토벌에 나선 야전 부대장에 기독교인이 다수 포진했으며 이들은 비기독교인 지휘관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반군 협력 민간인들을 체포, 분류, 처형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방 이후 국가폭력에 적극 가담한 기독교인들은 “자신의 진영에 속하지 않는 개인과 집단을 적으로 규정할 뿐 아니라, 마귀와 사탄으로 규정했다. 이런 현상은 소련 군정과 북한 공산주의 세력에 의해 탄압을 받고 월남한 기독교인들이 설립한 영락교회, 경동교회, 남산교회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김상숙 연구교수는 발표문(1946년 10월 항쟁과 기독교)에서 10월항쟁 당시 서울 영락교회 교인들이 중심이 된 서북청년단원 100명이 대구에 들어와 있었고 이들은 항쟁 기간 총을 들고 다니면서 민간인 학살과 가옥 방화, 주민 재산 탈취, 성폭행 등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윤태현 목사는 글 ‘제주 4·3과 기독교’에서 4·3학살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조병옥(1894~1960) 등의 행적을 살폈다. 미국 유학파 엘리트 기독교인으로, 독립운동으로 고초도 겪었던 조병옥 당시 경무부장은 4·3의 발단이었던 1947년 3·1절 경찰 발포 사건 때 바로 이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3월14일 제주를 찾아선 ‘건국에 저해가 된다면 싹 쓸어버리겠다’는 연설까지 했다. 그는 4·3이 발발하자 서북청년단 문봉제 단장을 통해 이 단체 단원 500명을 제주로 내려보냈고 항쟁 세력과 평화협상을 벌인 김익렬 연대장을 국제공산주의자로 몰기도 했다. 윤 목사는 “조병옥은 해방 이후 곳곳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에 늘 빠지지 않는 주요 명령권자이며 적극적인 학살의 주체였다”면서 이런 행적의 배경에는 조병옥이 일제 시대 때부터 내면화한 ‘사회복음에 기반한 전투적 기독론’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승호 명지대 객원교수는 발표문 ‘6·25전쟁기 민간인 희생과 기독교’에서 “한국전쟁 초기 민간인 학살 책임자인 대통령 이승만, 내무부장관 조병옥, 치안국장 장석윤, 육군정보국장 장도영, 첩보과장 김점곤, 특별정보대 과장 김안일, 검사 오제도, 대구주둔 경북관구사령관 원용덕 등이 대표적으로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고 밝힌 뒤 이들이 기독교 신앙을 폭력의 동력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한국교회는 국가폭력과 무관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보도연맹을 제안한 오제도는 영락교회 교인으로 보도연맹 결성 목적을 설명하면서 회개, 속죄, 참회라는 기독교의 구원 개념을 차용했다”고도 밝혔다.
“(해방 후 한국기독교는) 일제가 강요한 신사참배에 동조했듯, 분단이 고착되고 이념갈등이 첨예화되자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과 학살에도 편승하게 되었다. (중략) 이 학술회의를 통해 드러날 한국 기독교의 흑역사는 앞으로 한국 기독교가 회개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 큰 지침이 될 것이다.”(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보낸 세미나 ‘축사’ 중)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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