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으로 날아간 삼성·SK하이닉스 메모리 사장… “기술·협력으로 AI 시대 과제 해결”

이진경 2024. 9. 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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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부문 사장이 아시아 최대 반도체전 ‘세미콘 타이완 2024’에 나란히 출격했다. 사장급 임원이 세미콘 타이완에 기조연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세미콘 타이완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최하는 대규모 포럼으로, 올해 4일 대만에서 사흘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1100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56개 국가 8만5000여명이 전시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이 4일 대만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맞춤형 HBM 대응…온디바이스 AI 솔루션 선도”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 이정배 사장이 ‘메모리 기술혁신을 통한 미래로의 도약’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과 메모리 산업의 발전을 위한 삼성전자의 역할과 비전을 밝혔다. 

이 사장은 AI 시대 메모리가 직면한 △전력 소비 급증 △메모리 월 △부족한 저장용량 3가지 과제를 언급하면서, 해결을 위해 고성능·저전력 제품과 온디바이스 AI 전용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혁신적인 메모리 아키텍처를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고객 및 파트너사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다양한 AI 메모리 솔루션을 소개했다. 우선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혁신을 위한 로직 기술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메모리 공정만으로는 HBM의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로직 기술이 결합되어야 하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맞춤형 HBM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다른 파운드리 및 전자설계자동화(EDA) 업체들과 협업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디바이스 AI 솔루션에 대해서는 “AI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AI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HBM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온디바이스 AI 솔루션, 대용량 스토리지 등 다양한 제품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이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가 AI 및 메모리 기술의 선도 기업으로서 미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업계 선두주자들과 협력해 AI 및 메모리 기술의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 사장이 4일 대만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4’에 참석해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TSMC와 협업해 HBM4 생산…업계 최고 성능 낸드도 준비 중”

SK하이닉스에서는 김주선 AI인프라 담당 사장이 나섰다. 김 사장은 ‘AI 메모리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를 주제로, SK하이닉스의 제품과 기술 개발 노력을 설명했다. 

김 사장은 AI가 발전해 AGI(인공일반지능)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 전력과 방열, 그리고 메모리 대역폭과 관련된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런 장애물들을 극복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현재 HBM3E, 고용량 서버 듀얼인라인메모리모듈(DIMM), 쿼드러플레벨셀(QLC) 기반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와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5 터보(LPDDR5T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HBM에 대해서는 “SK하이닉스는 올해 초부터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공급 중이며, 이달 말부터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전력 효율과 공간 최적화에 크게 기여할 120TB eSSD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 준비와 관련, 김 사장은 “HBM4를 고객 요구에 맞춰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순조롭게 개발 중”이라며 “베이스다이에 로직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하는 HBM4는 TSMC와 협업을 통해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LPCAMM, CXL, 512GB 고용량 DIMM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낸드 분야에서는 최대 40Gbps를 지원하는 업계 최고 성능의 GDDR7을 양산할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으며, 혁신적인 대역폭과 전력을 갖춘 LPDDR6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최첨단 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며, 2028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에 첨단 패키지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 건설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SK그룹은 AI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주요 AI 사업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력, 소프트웨어, 유리 기판과 액침 냉각 등 서로 상승효과를 만들 수 있는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AI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AI 시대의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원팀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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