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곳에선/충북 댐규제 잇단 완화··· 온기도는 지역경제
청남대 음식점, 모노레일 운영 가능
옥천·영동 8개 읍면 수변구역 해제
충주호 일부 지역 생태자연도 완화
"불합리 규제 혁파" 도 총력 대응 '결실'
여세몰아 중부내륙특별법 개정안 발의
김영환 "환경·주민삶 상생모델 만들 것"
“수 십년 묵은 체증이 풀리는 느낌입니다”
최근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완화 조치를 두고 박종안 문의면주민자치위원장이 터놓은 소회다.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은 대청댐 건설로 면 전체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40년 이상 이중 삼중 규제를 받아온 곳이다. 박 위원장은 “이번 완화 조치를 계기로, 그 동안 지역을 옥죈 규제들이 점차 현실에 맞게 조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북도내 댐 주변 지역에 대한 규제가 하나 둘 풀리면서 침체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4일 충북도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상수원보호구역 내 시설의 용도변경 허용과 입지 가능한 공익시설 추가를 명시한 '상수원관리규칙 개정안' 시행에 들어갔다.
규칙 개정으로 상수원보호구역 내 150㎡ 이하의 건물을 음식점으로 용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모노레일을 설치하거나 3층(연면적 5,000㎡) 이하의 청소년수련원을 지을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도는 이 같은 규제 완화를 충북의 대표 관광시설인 청남대 활성화 사업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당장 올해 연말 쯤부터 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을 제공할 수 있는 음식점을 청남대 내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청남대는 식당 등 편의시설이 한 곳도 없어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노약자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을 위해 모노레일도 설치할 참이다. 대청호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제 1전망대와 주차장을 잇는 350m 구간에 총 40인승 규모의 모노레일 열차를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나아가 청남대 내 용도폐기된 군사 시설을 미술관, 박물관, 교육원 등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이번 규제 완화 조처가 상류인 옥천·영동 수변구역 해제와 더불어 지역관광 활성화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4월 '옥천군 안내면 장계유원지를 포함한 금강수계 수변구역 중 14만 3,000㎡를 수변구역에서 해제한다'고 고시했다. 이로써 옥천군 6개 읍·면 7만 1,000㎡와 영동군 2개 읍·면 7만 2,000㎡가 수변구역에서 해제됐다. 이들 지역은 대청댐 건설 이후 특별대책지역(1990년), 수변구역(2002년) 지정 등 중복 규제를 받아온 곳이다.
수변구역 해제로 이곳에선 식품접객업, 숙박업, 양로시설, 청소년수련시설 등을 건립할 수 있게 됐다. 규제에 신음하던 일대 주민들이 주변 경관을 활용하는 등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충주호에서는 생태자연도 등급이 완화돼 관광자원 사업 등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충주시 종민동과 살미면 일원 등급이 1등급에서 2·3등급으로 낮아졌다. 이곳은 악어봉으로 불리는 충주호의 절경 중 한 곳으로, 종합휴양레저타운과 출렁다리 등 관광 사업이 추진되는 곳이다.
잇단 규제 완화는 충북도가 불합리한 규제를 타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한 결과다.
도는 대청호의 과도한 규제를 풀기 위해 대통령실과 관계 부처를 상대로 끊임없이 제도 개선을 건의·요구해왔다. 공무원과 전문가, 주민 대표로 조사반을 구성해 중복 규제 지역에 대한 현지 정밀조사도 벌였다. 지난 3월에는 상수원관리규칙 개정을 위한 충청권 4개 시도 회의를 열어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이제 관심은 충북도 주도로 제정된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중부내륙특별법) 개정안에 쏠리고 있다. 중부내륙의 균형발전을 위해 제정된 이 특별법은 심사 과정에서 환경·국토 분야 특례 조항들이 다수 삭제됐다. 특별법이 제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삭제된 조항들을 살리는 게 필요하다.
도는 특례 조항을 구체화 한 개정 법안을 마련해 이달 중 발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 관련 부처와 개정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부당하고 불합리한 규제들이 하나하나 풀리면서 지역에 온기가 돌고 있다”며 “환경을 잘 보존하면서 주민의 권리와 삶을 보장하는, 상생의 문화관광 개발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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