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社 '실적 부풀리기'에 칼 뺀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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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험업권의 '실적 부풀리기' 논란에 칼을 빼 들었다.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추정치를 임의로 높게 잡아 실적을 '뻥튀기'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당국 차원에서 업계 표준(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을 높게 추정하고 실적을 부풀린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직접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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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제각각
당국 "고무줄 회계 더는 안돼"
일부社 보험계약마진 1兆 감소
업계 "당국 지나친 개입" 반발
금융당국이 보험업권의 ‘실적 부풀리기’ 논란에 칼을 빼 들었다.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추정치를 임의로 높게 잡아 실적을 ‘뻥튀기’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당국 차원에서 업계 표준(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이다. 당국 안을 적용할 경우 대형 손보사의 보험계약마진(CSM)은 최대 1조원 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지나친 개입”이라고 반발했지만 당국은 “더 이상 ‘고무줄 회계’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각 보험사에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산출 가정(안)’을 배포하고 이를 적용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받았다. 당국이 제시한 해지율 모델을 적용했을 때 회사별 CSM, 최선 추정 부채(BEL) 변동 폭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무·저해지 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에 계약을 해지하면 환급금을 주지 않거나 적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을 높게 추정하고 실적을 부풀린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직접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이다.
가이드라인 적용 시 보험사의 CSM은 대폭 줄어든다. 특히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적용한 회사일수록 타격이 크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대 손보사 가운데 일부 회사는 CSM이 1조원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5대 손보사 중 CSM 감소액이 1000억원대에 그치는 곳도 있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무·저해지 보험을 많이 판매한 회사라도 해지율 가정을 보수적으로 했다면 CSM 감소액이 적다”고 말했다.
CSM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총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지표다.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여겨진다. 보험사의 보험 손익은 CSM을 상각(전환)하는 방식으로 인식한다. 통상 CSM 상각률이 1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CSM이 1조원 감소할 경우 연간 순이익도 1000억원가량 줄어든다는 뜻이다. 생명보험사도 손보사만큼은 아니지만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라 CSM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1개 손보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5조7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학계와 업계 안팎에선 “손보사들이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계리적 가정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쓰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낙관적 가정을 통해 초기에 이익을 많이 잡으면 10~20년 뒤 해지율이 예상보다 낮을 경우 보험사에 큰 부담이 된다.
금융당국은 해지율과 손해율 등 계리적 가정과 관련한 제도 개선안을 다음달까지 마련하고 연말 결산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연간 결산 때 ‘어닝쇼크(실적 충격)’가 나오는 회사가 속출할 수 있다”며 “반대로 말하면 회사들이 그만큼 실적을 부풀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국이 제시한 해지율 추정치가 업계 예상보다 훨씬 보수적이어서 보험사 반발이 크다. 대형 손보사가 대부분 상장회사라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이번 제도 변경으로 시장 혼란이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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