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오르카' 도전 韓잠수함, SLBM·잠항력·현지화로 유럽 아성 허문다
국내 업체들, 기존 수출품 더해 차세대 무기 전시
폴란드 차기 잠수함 도전하는 한화그룹 '존재감'
폴란드 대통령, 부스 방문해 한국형 잠수함 관심
[키엘체(폴란드)=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동유럽 최대 방위산업전시회로 꼽히는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가 3일(현지시각) 개막했다. 6일(현지시각)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에서 우리 방산기업들은 최근 2년간 폴란드에 수출한 제품뿐만 아니라 차세대 무기체계들을 선보이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폴란드 당국 관계자들은 폴란드 해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인 ‘오르카’(ORKA) 잠수함 건조 사업에 뛰어든 우리 기업 부스를 잇따라 찾아 관심을 보였다.
올해 32회째를 맞은 MSPO는 폴란드 대통령이 직접 후원하는 국제 종합 방위산업전으로 폴란드 중남부 도시 키엘체에서 매년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전세계 35개국 약 8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지난해 한국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주도국 자격으로 전시회에 초청돼 주목받기도 했다.
한국형 잠수함 ‘장보고’,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 도전장
폴란드는 발트해 해양 우세 확보를 위한 잠수함 도입 사업을 재개했다. 2014년 신형 잠수함 획득 사업을 진행했지만 2017년 중단했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 발발로 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폴란드 군의 잠수함은 1986년 옛 소련에서 도입한 킬로급 잠수함 1척 뿐이다. 노후화로 정상 작전 운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독일과 프랑스는 폴란드 유사시 지원할 수 있는 나라는 유럽 국가이며, 이를 위해 폴란드는 유럽 무기체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연합(EU) 방위산업 육성전략과 EU 표준화(Standardization)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폴란드에 범정부 차원(G2G)의 협력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독일은 212급 잠수함을 폴란드 그드니아 해군기지에 수차례 입항시키는 등 교류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상위 3개 기업에 들기 위한 경쟁은 독일과 프랑스 우세 속에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모양새다. 유력 후보기업으로 꼽히는 한화그룹은 이번 MSPO에 잠수함 제품 위주로 전시관을 꾸렸다. 우리 해군의 3600톤급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을 설계·건조한 한화오션이 전면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에너지저장장치를, 한화시스템은 함정 통합전투체계를 전시했다.
SLBM 탑재·3주 잠항 시간…100% MRO 현지화 제안
한화오션 잠수함의 강점은 폴란드의 핵심 요구 사항인 공격 능력이다. 경쟁 기종 중 유일하게 탄도미사일(SLBM) 발사 능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잠수함용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와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동력원으로 3주간 잠항할 수 있다.
행사 첫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한화오션 부스에 5분여 간 머무르며 “원자력 추진 잠수함도 아닌데 그렇게 오래 잠항할 수 있느냐”고 묻는 등 관심을 보였다. 이에 잠수함사령관 출신의 정승균 한화오션 해외사업단장은 “대한민국 3600톤급 잠수함은 북한 뿐만 아니라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무기로 개발한 것”이라며 “폴란드의 발트해 해양 우위 확보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의 전략적 지위 향상에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계약 후 6.5년 차에 1번함을 인도할 수 있는 신속한 납기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승조원 교육 훈련뿐만 아니라 함 건조 기간 중 승조원 기량 유지를 위한 교육훈련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한 폴란드 해군참모총장은 20여분가량 머무르며 잠수함 작전과 승조원 생활 등을 물었다. 이에 이상우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은 폴란드 잠수함 승조원들의 한국 잠수함 승조 체험을 제안했고, 폴란드 총장은 이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11월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제1회 국제잠수함기술세미나 참석도 요청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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