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의 여자로 살겠다”…아내 몸에 ‘강제 문신’ 새긴 남편의 최후

폭력 전과 7범…본인 복역 중 아내가 외도했다며 범행
9시간 이상 감금하며 폭행하거나 머리카락 자르기도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법원 로고 ⓒ연합뉴스

교도소 출소 직후부터 아내에게 문신을 새기도록 강요하거나 감금 및 학대해 온 20대 남성이 징역 5년형을 확정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7월31일 중감금치상, 상해, 강요 혐의를 받던 남성 A(29)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3년 7월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에게 몸에 문신을 새기라고 강요하거나 감금,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폭력 전과 7범인 A씨는 도박개장, 특수협박 등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복역하고 출소한지 이틀만에 폭행 등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내 B씨가 자신의 복역 기간 동안 외도를 저질렀다는 게 범행의 주된 이유였다.

당시 A씨는 "나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라면 네 몸에 문신을 새기라"면서 문신 시술소로 B씨를 데려가 총 4곳의 신체 부위에 문신을 새기도록 강요했다. 해당 문신 중 하나는 "평생 ㅇㅇㅇ의 여자로 살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며칠 뒤 A씨는 B씨의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하다 "누구 하나 죽자"며 술을 마신 뒤 B씨의 머리카락을 자르기도 했다. 당시 그는 "넌 내 고통을 모른다. 네가 뱀 싫어하는 것보다 몇만 배 더 괴롭다"면서 B씨에게 뱀 관련 영상을 시청토록 강요했다. 장장 9시간30분 동안 이같은 감금 및 학대가 이어진 끝에야 B씨는 몰래 도망칠 수 있었다. 도망칠 당시 B씨는 고막 파열 등 상해를 입은 상태였다.

1심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A씨는 이른바 '심신미약'에 의한 범행을 주장하며 불복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A씨)이 범행 당시 충동조절에 다소 취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있을지언정, 정도가 매우 심각해 원래 의미의 정신병을 가진 사람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원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실제로 A씨는 B씨에 대한 감금 등 범행을 자수하는 과정에서 범행 상황 및 동기를 비교적 상세히 기억하고 진술한 바 있다.

A씨는 불복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징역 5년형을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