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6세대 HBM도 선점” 삼성 “HBM만으론 불충분”

박종오 기자 2024. 9. 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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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 2위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최고 경영진이 나란히 대만을 찾아 자사의 기술력을 내세우며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다만 양사 메모리 반도체 수장은 인공지능 반도체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이치비엠)에 대해선 엇갈린 시각을 보여줬다.

하이닉스는 미국 엔비디아에 지난 3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납품을 시작하는 등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력에서 앞서간다는 평가를 최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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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도체 행사서 기조연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이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4’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세계 1, 2위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최고 경영진이 나란히 대만을 찾아 자사의 기술력을 내세우며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다만 양사 메모리 반도체 수장은 인공지능 반도체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이치비엠)에 대해선 엇갈린 시각을 보여줬다.

김주선 에스케이하이닉스 인공지능 인프라 사장은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인공지능이 발전해 일반인공지능(AGI)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전력과 방열, 메모리 대역폭과 관련된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하이닉스의 기술력을 소개했다. 하이닉스는 미국 엔비디아에 지난 3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납품을 시작하는 등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력에서 앞서간다는 평가를 최근 받고 있다.

하이닉스는 대만 티에스엠시(TSMC)와 협업해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계속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인공지능 구현에 적합한 초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챗지피티가 도입되기 전까지 대역폭과 관련된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으나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수록 메모리 대역폭 향상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이닉스는 올해 초부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공급 중이며, 이달 말부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티에스엠시와 협업해 생산할 예정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순조롭게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김주선 에스케이하이닉스 인공지능 인프라 사장이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4’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반면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이날 ‘세미콘 타이완’에서 고대역폭메모리 기술 경쟁 구도는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인공지능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온디바이스 인공지능의 발전이 필수”라며 “에이치비엠(HBM)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솔루션, 대용량 스토리지 등 다양한 제품군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기존 메모리 공정만으로는 에이치비엠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로직 기술이 결합해야 하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엘에스아이(LSI)를 자체적으로 보유해 이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했다. 설계부터 메모리·파운드리를 모두 하고 있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조한 셈이다.

또 이 사장은 “삼성은 인공지능 시대에 메모리 반도체가 직면한 전력 소비 급증, 메모리 월(메모리 반도체에 의한 병목 현상), 부족한 저장 용량 등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성능·저전력 제품과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를 달성하려면 고객 및 파트너사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대만 현지 반도체 기업은 물론 행사에 참여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를 상대로 협력 의지도 내비친 것이다.

삼성과 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장들이 대만에서 열린 반도체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함께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업체인 티에스엠시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과 생태계를 주도하는 대만의 달라진 위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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