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휘청여도 수익 난다"…투자 고수가 노리는 '넥스트 HBM'은?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
안정환 인터레이스운용 대표
연말 미 '골디락스' 접어들 때
코스피 2600~2800 횡보 가능성
소진된 HBM 테마에
반도체 미세공정株 재도약 전망
"미·중 갈등 만만치 않다"
삼바·셀트리온 등 CDMO 관심
"대형 제약株 실력도 주목"
※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는 이시은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매주 수요일 한경닷컴 사이트에 게재하는 ‘회원 전용’ 재테크 전문 콘텐츠입니다. 한경닷컴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연말까진 2800이 상단인 ‘박스피’ 장세입니다. 와신상담의 자세로 주식을 담아둘 때입니다.”
안정환 인터레이스자산운용 대표는 지난달 28일 인터뷰에서 “올해 코스피지수 흐름은 답답하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최대 3100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보다는 반도체 미세공정 장비주,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관련 종목과 제약주를 선제적으로 매수해둘 때”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1999년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후 이트레이드증권(현 LS증권) 주식운용팀을 거쳐, 앱솔루트자산운용 등을 창업하며 주식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BNK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직에서 물러나 인터레이스자산운용을 설립,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 테마 부활'…미세 공정株 기대감
안 대표는 오는 12월까지 코스피지수가 2600~2800 사이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리 인하와 함께 ‘골디락스’(경기가 과열도 냉각도 아닌 적절한 상태) 장세가 기대되는 미국과는 성적표 차이가 확연할 것이라고 했다. 높은 가계부채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했다. 다만 기업들 실적이 받쳐주고 있는만큼 하방 경직성은 확보된 상태로 진단했다. 지난달 5일과 같은 단기 폭락장이 올 경우 매수하며 기회를 노리라고 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0.9배인 2400대까지 내려왔을 때는 매수 매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안 대표 설명이다.
그는 지지부진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반도체 장비주에 대해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등 상반기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해선 “수요는 지속되겠지만 과거만큼 주가가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가까운 시일 내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결국 반도체의 핵심 테마는 ‘나노 공정 경쟁’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와는 다르게 삼성전자 관련주에 잠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TSMC와 삼성전자의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개발 경쟁에서 설비 확대가 수반된다는 점이 근거다. 그간 주가가 짓눌려온 반도체 전공정 업체들이나 극자외선(EUV) 장비 상장사들에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장치(PECVD)를 만드는 테스, 펠리클(포토마스크 보호막) 업체 에프에스티 등이 관련사로 꼽힌다.
최근 투자자 관심이 몰리는 바이오주에 대해서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안 대표는 “특히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국내 CDMO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은 장기적이고 중차대한 변화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에선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겨냥한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28일 반사이익 대표주로 언급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년 만에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셀트리온도 지난 4월 연저점(17만1000원)에서 17.25%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대형 제약주들의 기술 도약도 높게 평가했다. 이날도 지난 21일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얻어낸 유한양행은 주가가 16.71% 올랐다. 대웅제약, GC녹십자 등도 기술수출과 신약 미국 시판 승인 등으로 올해 하반기 들어 주가가 45.02~50.74% 상승했다. 안 대표는 “대형 제약사는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한 상태로 신약에 도전하고 있어 주가 급락 리스크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금투세 논의 길어지면 개인 이탈 가속화"
그는 하반기 투자자들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시장 변수로 금융투자세 도입 여부를 꼽았다. 금투세는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연 5000만원 이상 양도차익에서 20~25%를 거둔다. 내년 도입 예정인데, 정부와 여당이 폐지를 촉구 중인 반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원안 시행 입장을 내비치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안 대표는 “3분기가 다 지나고 있는 마당에 금투세 논의가 완결되지 못한 것은 연말 증시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다음 달까지도 폐지에 관한 유의미한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4분기 개인들 이탈이 가속해 지수 전망이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대표는 “어떤 상황에서도 업종 특성을 잘 이해하는 투자는 승리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책상에 앉아 수치를 외우는 것 보다, 소액이라도 직접 투자해볼 것을 권했다. 그는 “종목당 10만원, 자금이 없다면 1만원씩이라도 좋다”며 “자기 돈이 들어가면 좋든 싫든 그 회사와 업종에 대해 누구보다 빠르게 알게 되는 것이 사람 심리”라고 했다. 한 번에 최대 30개 정도까지를 투자해보고 나면, 자신 있는 종목 5~10가지를 추릴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최근엔 개인 투자자도 기업탐방을 신청할 수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소수 종목을 뽑아낼 때도 열린 귀와 튼튼한 발을 바탕으로 ‘발로 뛰는 투자’를 해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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