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4개 언어로 체크인·시설 안내 '척척'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4. 9. 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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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 도와드릴게요. 잠옷과 베개는 여기서 고를 수 있어요. 저희 호텔의 자랑인 온천 사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일본 오사카 니시구 에도보리의 '유모토 하나노이 슈퍼호텔'에선 120㎝ 키에 10.25인치 터치패널 얼굴을 가진 수다쟁이 로봇을 만날 수 있다.

오사카 슈퍼호텔에서 실증시험 중인 로봇은 호텔에서 일하는 집사라는 의미로 '클럭봇(ClerkBot)'이라고 불린다.

최근 일본에서는 서빙이나 청소 기능을 갖춘 서비스 로봇을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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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왕국 일본 뚫은 다민로봇
고객 호텔 이용 돕는 '클럭봇'
오사카 슈퍼호텔서 실증시험
日알멕스·신세이와 시장 개척
특화 기술·맞춤형 공급 강점
다민로봇의 일본 진출 주역인 임범식 신세이 사장, 이노우에 스스무 유센-알멕스 CTO, 강복현 다민로봇 대표(왼쪽부터). 도쿄 이승훈 특파원

"체크인 도와드릴게요. 잠옷과 베개는 여기서 고를 수 있어요. 저희 호텔의 자랑인 온천 사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일본 오사카 니시구 에도보리의 '유모토 하나노이 슈퍼호텔'에선 120㎝ 키에 10.25인치 터치패널 얼굴을 가진 수다쟁이 로봇을 만날 수 있다.

한국 중소기업 다민로봇이 제작하고, 유센-알멕스(USEN-ALMEX)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같은 소프트웨어를 얹어 완성된 제품이다.

유센-알멕스는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일본에서는 정보기술(IT)·미디어 대기업으로 유명한 유넥스트(U-NEXT) 홀딩스 산하 시스템 통합(SI) 회사다. 유넥스트는 넷플릭스에 이어 일본 OTT 시장에서 2~3위를 달리는 서비스 업체이기도 하다.

오사카 슈퍼호텔에서 실증시험 중인 로봇은 호텔에서 일하는 집사라는 의미로 '클럭봇(ClerkBot)'이라고 불린다.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고객이 필요한 호텔 내 각종 정보도 제공한다. 흡연실을 찾는다면 호텔 직원보다 클럭봇이 더 빨리 도와줄 정도다.

클럭봇은 한국어를 포함해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 4개 국어가 가능하다. 원하는 국가를 선택하면 해당 언어 기능이 작동되고 말로 하는 설명을 화면으로도 동시에 보여준다.

실증시험이 진행 중인 '클럭봇'. 유센-알멕스

전방과 후방에 각각 카메라가 달려 있어 호텔 숙박객 움직임을 체크해 이들과 함께 이동하면서 다국어로 안내하는 것도 가능하다.

'로봇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한국 로봇 중소기업이 시장을 개척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일본에서는 서빙이나 청소 기능을 갖춘 서비스 로봇을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 값싼 중국산 범용 제품이다. 반면 일본 대기업의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거쳐 맞춤형으로 시장에 선보인 제품은 다민로봇이 처음이다.

클럭봇의 소프트웨어와 UI를 담당한 유센-알멕스의 이노우에 스스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다민로봇은 우리가 원하는 제품을 사양에 맞게 생산해줄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가격을 넘어서는 부가가치가 이 회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클럭봇은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 호텔 직원의 능률을 높여줄 뿐 아니라 보다 높은 가치의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클럭봇은 오는 15일까지 이곳에서 실증시험을 진행한다. 슈퍼호텔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지역과 호텔 특성에 맞는 기능을 추가한 뒤 일본 내 170여 개 전 점포에 이를 도입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제품 공급은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복현 다민로봇 대표는 "2년 전 유센-알멕스를 만나 초기 콘셉트를 정하고 이후 여러 차례 기술 회의를 거쳐 지난 2일부터 실증시험에 들어갔다"며 "자율주행과 자율충전, 카메라 인식 같은 로봇의 핵심 기술을 회사가 내재화하고 있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민로봇의 일본 진출에는 일본 토종기업인 신세이코퍼레이션에서 최고경영자(CEO)로 활약하고 있는 임범식 사장이 힘을 보탰다. 다민로봇이 삼성서울병원에 회진 로봇과 방역 로봇 등을 납품한다는 기사를 접한 임 사장이 이 같은 내용을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유센-알멕스에 소개했고 결과적으로 대량 주문을 받도록 한 것이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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