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소각장, 철거 앞당길 것" 당근책에도... 주민들 "지키지 못할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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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있던 소각장을 철거하는 시기를 단축해 두 소각장이 병존하는 시기를 5~6년으로 줄이겠습니다."
성은경(53) 마포구소각장 백지화투쟁본부 위원장은 "지금도 악취와 대기 오염에 시달리는데, 기존 소각장을 철거하기도 전에 새 소각장을 짓겠다는 건 주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는 마포구의 기존 소각장과 새 소각장이 병존하는 동안 나머지 세 소각장을 현대화해 용량을 늘린 후 기존 소각장을 철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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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소각장 건립, 여전히 납득 불가"
"기존에 있던 소각장을 철거하는 시기를 단축해 두 소각장이 병존하는 시기를 5~6년으로 줄이겠습니다."
지난달 28일 시의회에 출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마포구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추가 조성계획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당초 신규 소각장은 2026년에 완공해 2035년까지 9년간 기존 소각장과 함께 가동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민 반대,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새 소각장 착공이 늦어지면서, 시는 기존 소각장 철거를 앞당겨 두 소각장이 함께 가동되는 기간을 축소하겠다는 카드를 내민 것이다. 오 시장은 "결과적으로 남는 건 1,000톤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 한 개"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시가 고심 끝에 내놓은 일종의 당근책이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20년째 상암동에 살고 있는 장현정(58)씨는 "시는 지금껏 주민과 제대로 된 소통 없이 소각장을 밀어붙이기만 했다"며 "이제 와 저런 약속을 한다고 믿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주민 서모(47)씨도 "주민들이 새 소각장의 필요성조차 공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설득도 없이 병존 기간만 줄인다니 답답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마포구 관계자는 "신규 소각장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이 다수이기 때문에 여론이 돌아서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시 "불가피한 선택" vs 마포구 "반복된 희생 강요"
마포구 상암동 481-6번지 일대에 신규 소각장 착공이 다가온 가운데, 마포구 주민들의 반발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2005년 지어진 기존 소각장에서 이미 매년 750톤의 쓰레기를 태우고 있는데, 소각장이 또 들어선다는 이유다. 성은경(53) 마포구소각장 백지화투쟁본부 위원장은 "지금도 악취와 대기 오염에 시달리는데, 기존 소각장을 철거하기도 전에 새 소각장을 짓겠다는 건 주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시는 2026년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일평균 1,0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새 소각장 건립과 기존 소각장의 동시 가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는 마포(750톤)·강남(900톤)·노원(800톤)·양천구(400톤) 등 4곳에서 소각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은 일평균 3,200톤으로, 서울 내 소각장 4곳에서 약 2,200톤을 처리한다. 소각하지 못한 1,000톤의 폐기물은 인천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는데, 2026년부터 이를 처리할 소각장이 필요하다.
마포구는 새 소각장을 짓지 않더라도 △기존 소각장 개선·추가 소각 △쓰레기 감량 △민간 소각장 활용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기존 소각장 시설을 정비하는 데에도 6년이 소요돼 당장 직매립 금지에 대응할 수 없고, 민간 소각장 여유 용량도 300톤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구의 대안은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한다. 시는 마포구의 기존 소각장과 새 소각장이 병존하는 동안 나머지 세 소각장을 현대화해 용량을 늘린 후 기존 소각장을 철거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마포구 주민 2,000여 명은 시를 상대로 신규 소각장 입지 선정 결정 고시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집행 정지 신청이 두 차례 기각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소각장 건립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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