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무기한 점령…'승리 계획' 일환"

이명동 기자 2024. 9. 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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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쿠르스크주 영토를 무기한 점령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이 작전을 알고 있는 인물 범위를 최대한으로 줄였다. 이 점이 작전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며 "지난달 6일의 쿠르스크 진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완충 지대를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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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인터뷰서 "영토 점령 기반으로 美에 승리 계획 제시"
"현재 쿠르스크 필요할 뿐…우크라 문화 이식할 생각 없어"
"추가 진격 여부나 목표물 언급 불가…지난해 대반격 교훈"
[수자=AP/뉴시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쿠르스크주 영토를 무기한 점령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언급한 4단계 승리 계획의 첫 단추인 쿠르스크주 영토 통제권을 지렛대로 오는 10일부터 시작하는 제79차 유엔 총회에서 미국에 종전안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주 수자의 중앙 광장에 위치한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 머리 부분이 포격으로 반쯤 부서진 모습. 2024.09.04.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쿠르스크주 영토를 무기한 점령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언급한 4단계 승리 계획의 첫 단추인 쿠르스크주 영토 통제권을 지렛대로 오는 10일부터 시작하는 제79차 유엔 총회에서 미국에 종전안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공개된 NBC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승리 계획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해당 영토를 장악할 것이다. 미국 같은 국제 협력국에도 제안(승리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그것(쿠르스크주 점령지)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그들의 땅이 필요하지는 않다. 우리는 그곳에 우크라이나 생활 방식을 심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쿠르스크주를 비롯해 러시아 점령지 면적을 넓혀갈 생각인지를 묻는 말에는 "유감스럽지만 말하지 않겠다. 이 성공은 놀라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연례 송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2.20.


아울러 "(미국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계획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 신뢰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지난해 여름 대반격이 여러 면에서 실패한 것은 그 내용이 많이 알려지고 대화로 오갔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비할 기회를 준 탓"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작전을 알고 있는 인물 범위를 최대한으로 줄였다. 이 점이 작전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며 "지난달 6일의 쿠르스크 진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완충 지대를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 측 없이는 이 전쟁을 외교적으로 끝내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안다"면서 "오는 11월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에 러시아 대표가 참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주를 침공한 뒤로 평화협상이라는 선지는 더 이상 없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쿠르스크 진군을 놓고 우크라이나 동·남부 러시아군 병력을 분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는 병력 6만여 명을 쿠르스크로 재배치했지만 애초 공략 목표로 삼은 전략적 물류 중심지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크라스노아르미스크)에 포진한 병력 규모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쿠르스크 공격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고 벌인 일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돈바스(우크라이나 도네츠크·루한스크)에서 러시아군 진격을 막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수미=AP/뉴시스] 13일(현지시각) 러시아와 국경을 이루는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 들판에 '쿠르스크 108㎞'라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2024.08.14.


푸틴 대통령은 오히려 돈바스 지역에서 전례 없는 속도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점령 무용론을 설파했다.

지난달 6일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는 북동부 수미주와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4주 동안 러시아 영토 1300㎢가량에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 뒤 처음으로 본토가 외국 군대에 공격받는 수모를 겪은 러시아군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영토를 수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르스크에 자원을 투입한 우크라이나는 자국 동부전선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병력과 물자가 쿠르스크로 분산된 틈을 타 동부전선에서 전진을 거듭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동부전선 약세로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동·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빼앗긴 영토는 국토 20%가량에 해당한다. 이는 포르투갈 국토 면적과 유사한 수준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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