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비행기 납치 넷플 드라마 납치범 힌두식 별명 사용 논란

인도 여당 등 “힌두교도가 납치범인 것으로 생각하게 한다”며 방영 중단 소송
목격자 생존자들 “실제로 힌두식 별명으로 서로 불렀다” 드라마 옹호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1999년 인도 여객기 납치 사건을 다룬 네플릭스 시리즈에서 무슬림 납치범의 힌두식 이름 등을 두고 인도에서 발끈하고 있다.

문제의 작품은 지난 주 공개된 아누바브 신하 감독의 ‘IC 814: 칸다하르 납치(‘IC 814: 공포의 비행’).

파키스탄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이 인도에 투옥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탈레반이 통치하는 칸다하르로 여객기를 납치한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다.

1999년 12월 네팔 카드만두에서 179명을 태우고 델리로 가는 인도 항공 IC 814편을 파키스탄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원 5명이 납치해 당시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던 카드만두로 향했다.

8일만에 인도 정부와 납치범들간의 협상으로 사건은 종결돼 인도 정부는 승객들과 맞바꾸어 마수드 아자르 등 3명의 무장 세력을 석방했다.

6부작 미니시리즈는 납치된 비행기의 기장이었던 데비 샤란과 저널리스트 스린조이 초우두리가 쓴 책 ‘공포속으로의 비행: 선장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것이다.

납치범들이 카트만두의 트리부반 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시리즈는 이륙한 지 몇 분 만에 납치범 5명이 승무원 11명 등 승객 179명을 태운 항공기를 납치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시리즈는 납치범, 승무원, 승객 간의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인도 정부 관리들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부각됐다고 영국 BBC 방송은 3일 전했다.

논란은 납치범들이 무슬림임에도 서로를 브홀라와 샨카르와 같은 흔한 힌두 이름으로 부르는 것에서 비롯됐다.

여당 인도인민당(BJP)의 지도자 아밋 말비야는 X(옛 트위터)에 “납치범들이 사용한 가명 때문에 사람들이 힌두교도들이 IC-814를 납치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힌두 우익 단체는 뉴델리 법원에 시리즈 방영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영화 제작자가 중요한 사실을 왜곡하고 역사적 사건을 잘못 표현했다고 비난했다.

여러 인도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연방 정부가 넷플릭스 고위 임원과 이 문제와 관련해 회의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반론도 있다.

인도 내무부가 2000년 발표한 성명에서는 납치범들이 항공기 안팎에서 소통하기 위해 이러한 이름을 가명처럼 사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시리즈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납치 생존자이자 미국 기반 상선의 선장으로 일했던 콜라투 라비쿠마르는 2000년 언론 인터뷰에서 납치범들이 힌두식 가명을 부르며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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