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 간 이재명 "용산 태도에 자괴감 들어"

라창현 2024. 9. 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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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응급실 진료 대란으로 국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료현장을 찾아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지 않는 정부의 태도에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4일 이 대표와 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서울 성북구 소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을 찾아 의료대란 실태 파악과 응급의료 체계를 비공개 점검했다.

이 대표는 의료현장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료대란 문제를 다루는) 정부와 용산(대통령실)의 태도가 너무 요지부동이라 과연 이런 대화나 노력이 의미가 있을까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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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대화·의견수렴 무시하고 밀어붙여"
"의료개혁 목적 자체 정당성 훼손"
"근본 대책 신속히 마련 안 하면 의료현장 붕괴"
박찬대, '여·야·의·정 비상협의체' 구성 제안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최근 응급실 진료 대란으로 국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료현장을 찾아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지 않는 정부의 태도에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나서고 있다. 2024.09.04. [사진=뉴시스]

4일 이 대표와 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서울 성북구 소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을 찾아 의료대란 실태 파악과 응급의료 체계를 비공개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는 의료 현황에 대한 구체적 수치와 그래프가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의료현장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료대란 문제를 다루는) 정부와 용산(대통령실)의 태도가 너무 요지부동이라 과연 이런 대화나 노력이 의미가 있을까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극복해 낼 수 있다"며 "다행스러운 것은 8월 하순부터는 환자 수가 다시 줄기 시작했고, 환자 분산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서 앞으로의 상황은 호전되지 않겠나 예상하고 있다"며 상황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또 전날(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의료공백으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중증 환자나 난치병 환자를 떠나버린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한 행동을 했다"며 현재의 의료상황을 의료계 탓으로 돌렸다.

이 대표는 "개혁을 하려면 정말로 복잡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설득·대화·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한데, 그런 걸 다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급하게 강경하게 밀어붙이는 것 때문에 생긴 문제"라며 "사실 지금은 의료 개혁이라고 하는 장기 목표가 개혁의 추진방식·기간 문제에서 전부 실수 또는 실패했기 때문에 의료개혁 목적 자체의 정당성이 훼손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본적인 대책을 신속하게 수립하지 않으면 의료 현장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붕괴 상황에 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추석 전에 응급 대란에 대해 실효적인 대안을 과연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그러나 노력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의대 정원 증원' 문제에 대해서는 "2025년도 (의대) 정원 증원 문제가 상당 정도 진척이 됐기 때문에 이 문제를 과연 되돌릴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논란들이 좀 있는 것 같다"면서도 "2026년도 (의대) 정원 증원 문제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그 부분까지도 저는 정부와 야당이 터놓고 논의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지방 의료거점 진료대란 대비 여부'에 대해 "추석 (등 명절)에 지방에서 응급 중환자들이 발생했을 경우에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좀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 차원에서 이 점에 대해 대안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으로부터 의료현장 상황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아울러 '군의관·공보의 투입'에 대해 "정부에서 응급 의료 체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면서 군의관·공보의를 투입하겠다고 하는 것은 응급 의료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현장에서도 군의관과 공보의 투입을 실제로 별로 도움이 안 돼 근본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이구동성으로 했다"며 "저희도 응급 의료체계 보강에 실제로 도움이 되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의료대란 해결을 위해 정부·국회·의료계가 함께하는 '여·야·의·정 비상협의체' 신설을 제안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잡고 고집 피울 때가 아니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길에 대통령과 정부도 동참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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