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많은 홍명보호, 팔레스타인 상대로 데뷔전…월드컵 본선행 도전 시작
홍 감독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팬들이 납득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축구대표팀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한 명단을 갖고 있다. 대표팀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인 손흥민(32·토트넘)을 비롯해 파리 생제르맹(PSG)의 프랑스 리그1 우승에 힘을 보탠 이강인(23·PSG),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등 슈퍼스타가 즐비하다. 여기에 팔레스타인은 FIFA 순위가 96위로 대표팀(23위)과 격차가 큰 데다가 내전으로 리그가 중단돼 제대로 된 훈련조차 하지 못한 채 원정길에 올랐다.
홍명보호가 월드컵을 목표로 출항한 만큼 이 무대에서 활약할 젊은 선수 육성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홍 감독은 명단 발표와 함께 “미래지향적인 선수들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양민혁(18)과 황문기(28·이상 강원), 이한범(22·미트윌란) 등에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아줬다. 이들이 월드컵 무대에서 뛸 수 있을 만큼 성장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팀에 맞서는 팔레스타인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유망주를 귀화시켜 팀을 꾸렸다. 웨삼 아부 알리(알아흘리)는 덴마크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고, 오마르 파라이(AIK)와 무스타파 제이단(로젠보리) 등도 스웨덴 각급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바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지만 내전 중인 팔레스타인은 국민들에게 꿈을 심어주겠다는 각오로 원정길에 올랐다. 팔레스타인 관계자는 “전쟁으로 경기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 게 우리가 축구로 하고 싶은 일”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팔레스타인전을 마친 뒤 7일 출국해 10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에서 오만과 3차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다음 달 10일 열리는 요르단과 3차전에서는 전세기가 동원된다. 축구협회는 대표팀 선수단과 파트너사 관계자, 취재진, 응원단이 탑승할 전세기를 마련해 역대 최대 규모인 400여명의 원정단을 꾸리기로 했다. 요르단전 직후인 15일 이라크와 홈 경기를 보다 좋은 컨디션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다. 2013년 축구협회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전을 앞두고 안전확보 차원에서 전세기를 띄운 바 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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