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 “북한, ‘적대적 두 국가’ 이론 아직 정립 못해”
유튜브 및 SNS 활용해 정보접근권 확대해야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이 4일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 발표에 대해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북한 내부적으로 ‘적대적 두 국가’ 이론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이 지난해 말 남북 관계 단절을 선언했지만 아직 이를 체계화하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태 사무처장은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인터넷을 활용해 북한 주민들이 우리 정부의 평화통일 기조와 탈북민의 삶 등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영호 사무처장은 서울 중구 민주평통 사무실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통일 독트린에 반응을 보인다면, 두 국가론을 정당화하면서 통일 독트린을 비판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태 사무처장은 현재 북한의 정책 기조는 반통일이라며 “북한 내에서 두 국가론에 대한 이론적 정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에서 적대적 두 국가로 새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통일과 관련한 기념물 등을 철거하고,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철도 등을 단절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북한 내부에 두 국가론과 관련한 강령이나 해설 자료가 없다는 점을 두 국가론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근거로 들었다. 그는 “과거 북한은 새로운 정책 방향이 나오면 세부적 자료와 해설문을 내보내고 강령 자료를 만들어서 북한 주민들을 교육했다”라고 했다.
태 사무처장은 통일 독트린에 담긴 방안 가운데 하나인 북한 주민 정보접근권 확대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유튜브와 SNS 등의 활용을 꼽았다. 그는 “해외에 나간 북한 인력들은 핸드폰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많이 들여다본다”라며 “게임이나 드라마, 뉴스도 중요하지만 일차적으로 이들의 관심사는 탈북민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들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내야 한다”라며 “현재 민주평통 유튜브 채널에도 탈북민의 성공 정착 스토리를 많이 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인터넷을 통해서 한국 정부의 평화통일 의지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내부 결속을 위해 한국과 미국 등의 위협을 과장해서 주민들을 세뇌한다”라며 “유튜브와 SNS 활동을 통해 북한과 물리적 전쟁이나 충돌을 원하지 않고 평화적인 통일을 바란다는 점을 잘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 사무처장은 지난달 2일 차관급인 민주평통 사무처장에 임명됐다. 차관급에 탈북민 인사가 발탁된 건 처음이다. 민주평통은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직속 기구로 평화통일 정책 수립 등을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기구이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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