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격차 더 벌어졌다… "환금성 하락 경고"

이화랑 기자 2024. 9. 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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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5배 넘게 벌어지며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중위소득 가구가 서울에 9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사려면 급여 등 소득을 모두 모아도 약 12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주택가격 격차가 지속 확대될 경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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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0% 평균 25억7759만원, 하위 20%의 5.27배
서울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5배 넘게 벌어지면서 주택가격 격차가 지속 확대될 경우 시장 양극화가 지금보다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8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서울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5배 넘게 벌어지며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중위소득 가구가 서울에 9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사려면 급여 등 소득을 모두 모아도 약 12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주택가격 격차가 지속 확대될 경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5억7759만원으로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인 4억8873만원의 5.27배에 달했다. 이 같은 격차는 2008년 12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수준이다.

주택가격 양극화 현상은 PIR(Price to income ratio) 수치로도 확인된다. PIR은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의미한다. 이 값이 10이라면 주택가격은 연소득의 10배라는 뜻이다.

지난 6월 기준 서울에서 중간소득 가구가 저가 주택을 구입하려면 3.1년이 소요되지만 고가 주택을 사려면 32.2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려면 28.1년이 걸리고 고가 주택을 구입하려면 88.2년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고소득 가구는 중간가격 주택 구입까지 4.7년, 고가 주택의 경우 14.6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의 중간가격 대비 평균가격이 3억원 이상으로 벌어지고 있어 서울 내 주택가격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중간가격보다 매매가격이 높을 경우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판단한다.

지난 2분기 서울의 PIR은 11.5로 조사돼 서울 중간가격인 9억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려면 연소득 7812만원인 가구가 한 푼도 쓰지 않고 11년6개월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6월 이미 12억원을 돌파했고 7월 12억1400만원, 8월 12억2900만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오름세다. 경기와 인천의 경우 서울보다 내 집 마련 기간이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2분기 경기와 인천의 PIR은 각각 8.9와 8을 기록했다.


"비수도권 물론 서울 내에서 양극화 심화될 것"


서울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5배 넘게 벌어지면서 주택가격 격차가 지속 확대될 경우 시장 양극화가 지금보다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5월 서울 상공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으로 다리 아래쪽이 강남구와 송파구 일대.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가 고공행진 중이고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어 PIR의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역과 소득 양극화가 자산 양극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PIR이 그동안 하락했는데 최근 집값 상승으로 앞으로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 100 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일부 지역의 PIR이 높아 서울 내에서도 큰 차이가 날 것"이라며 "마치 '트로피 주택'처럼 입지나 희귀성 때문에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택가격 격차가 벌어지면 서울 내에서도 자산 가치를 상실하는 아파트들이 생길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해당 아파트는 매매가 어려워져 전세시장밖에 남지 않을 수 있다"며 "부동산이 안전자산임에도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달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등 대출 규제 강화로 서울의 아파트값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초고가 아파트보다 서민들이 대부분인 중저가 아파트 시장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 수석위원은 "초고가 아파트는 자산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이 주로 거래해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지만 대출을 최대한 받아 매매하는 중저가 아파트의 경우 거래가 줄어 가격도 정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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