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리허설' 9월 모평, 변별력 우려…영어 1등급 10%대 전망(종합)
국어·수학·영어, '킬러문항' 없어
수학 만점자 1000명 내외 예측
"본수능은 난이도 더 오를 것"
[서울·세종=뉴시스] 양소리 김정현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주관하는 마지막 모의평가를 치렀다. 의대 증원 등의 여파로 'N수생' 규모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불영어' 논란이 컸던 6월 시험보다 체감 난이도는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세 과목 모두 '킬러문항'이 배제된 작년 9월 모평 이후 가장 쉬운 시험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EBS는 9월 모평은 2024학년도 수능과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게 출제됐다며 이는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입시업계는 국어·수학·영어 모두 난이도가 떨어지며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국어, 기본적 독해 능력으로 충분히 대비…"변별력 확보 어려워"
EBS 현장 교사단 소속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학년도 수능 9월 모평 국어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공교육을 통해 학습한 기본적 독해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고, EBS 교재를 충실히 학습한 수험생들은 지문과 작품의 친숙함으로 문항 해결에 큰 도움을 얻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어 영역에서 EBS 교재와 연계된 문항은 총 23문항이다. 한 교사는 "같은 EBS 연계 지문이라 해도 밀도에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기존의 출제 유형을 유지했고, 어려운 소재를 출제할 때 EBS 교재와 '체감 연계도'를 높인, 즉 최대한 유사하게 출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하고 교육과정을 충실히 반영한 문항을 출제했다"며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난이도는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독서 과목에서 일부 까다로운 지문이 나오긴 했지만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종로학원 국어 영역 강사진은 "고난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만점자도 지난해 본수능 64명(0.01%), 6월 모평 83명(0.02%)보다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위권대에서는 변별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 소장도 "독서의 경우 지문 길이는 다소 길어졌으나 정보량이 적고 친절한 문장들로 구성됐다. 문학은 선지의 길이가 짧아져 큰 어려움 없이 정답을 도출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수학, 공통과목 난도 낮아…EBS "만점자 1000명 내외 예측"
EBS 현장 교사단 소속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학년도 수능 9월 모평 수학 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공통과목(수학Ⅰ·Ⅱ)에서 한두 문항 정도의 변별력이 낮아졌다. 계산도 줄여서 수험생들이 30문항 전체를 충분히 확인할 시간을 확보해 주는 문제가 출제됐다"고 말했다.
심 교사는 "중상위권도 접근 가능한 문항들이 다수 출제됐다"며 "공통과목 난도가 낮아졌다는 점, 계산량이 줄었기 때문에 6월보다 쉽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조심스럽지만 만점자 수는 지난해 9월 모평(2520명)과 올해 6월 모평(697명)의 사이인 1000명 내외에서 나오지 않을까"라며 "최상위권 변별력은 확보한 시험이었다"고 관측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매우 높아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148점), 6월 모의평가(152점)와 비교해 쉬워져 난이도 널뛰기를 우려할 수준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공통과목은 지난 6월 모평 문제에서 등장했던 배열과 비슷하게 배열됐고 익숙한 표현의 문제들이 출제되어 학생들이 다소 편안하게 시험에 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4점 문항의 난이도가 쉬워지면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쉬울 것"이라고 밝혔다.
'불영어' 없었다…1등급 10%대 전망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100점 만점에 90점을 넘으면 1등급을 얻는데 지난 6월 모의평가 1등급 비율이 1.47%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9월 모평은 1등급 비율이 1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EBS 현장 교사단의 김예령 서울 대원외고 교사는 "전반적으로 일상적인 소재를 다뤄 EBS 연계 교재를 통해 다양한 소재들을 접해 온 수험생이 수월하게 풀 수 있는 문제를 다수 출제했다"면서 "추론이나 종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항 수를 줄이고, 중난도 문항의 오답 선지 매력도를 낮춘 평이한 문항들을 많이 출제해 중하위권 부담을 줄이려 했다"고 말했다.
EBS 연계울은 53.3%로 45문항 중 24문항을 EBS 수능 교재의 소재 등과 간접 연계하는 방식으로 출제됐다.
종로학원 영어 영역 강사진은 "최상위권, 혹은 상위권 학생에게 영어 변별력은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선택지 또한 본문과 연계시켜 정답을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글의 내용이 추상적인 내용이 거의 없어 해석상의 문제가 없었다"며 "역대 수능 중 가장 쉽게 출제된 해와 비슷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밝혔다.
영어 절대평가가 시작된 이후 2018학년도 수능은 1등급이 10.03%, 2021학년도 수능은 1등급이 12.66%였다. 종로학원은 이번 9월 모평의 1등급 비율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지난 6월 모평에서 어렵게 출제된 21번 문항과 24번 문항이 쉽게 출제되며 해당 영역의 전반적인 난이도를 낮췄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빈칸 추론 유형인 34번 문항의 경우 지문 난이도가 꽤 높고 매력적인 오답 선택지가 있어 고난도 문항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9월 모평에 집중력 떨어져선 안 돼…본수능, 난이도 오를 것"
때문에 입시 전문가들은 9월 모평 성적으로 수험생들이 집중력을 떨어뜨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9월 모평을 놓고 '출제 혼란' '물수능' '난이도 실패' 등 비판의 소리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험생들은 이를 놓고 올 수능의 실제 난이도에 대한 섣부른 예단은 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소장은 "실제 수능의 난이도는 6월 모평보다 쉽고 9월 모평보다는 어려운 정도에서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험생은 어려운 수능을 각오하고 학습을 해야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도 "변별력이 필요한 수능에서 9월 모평과 같은 평이한 난이도로 수능을 출제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며 "9월 모평 체감 난이도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 집중력이 떨어져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6월 모평과 달라졌거나 유사한 문항을 찾아 자신의 적응력을 점검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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