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죄가 된” 현아와 하니, 정녕 연좌제의 부활인가 [이슈와치]

이해정 2024. 9. 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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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부부의 세계'(2020)에서 불륜이 발각된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는 이렇게 변명했다.

분명 어불성설이긴 한데 어쩌면 나란히 결혼 준비 중인 현아와 하니에겐 정말 이 대사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양재웅은 올해 6월 결혼을 발표한 직후 대표 원장으로 재직 중인 병원에서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 알려졌고 유족으로부터 유기치사,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피소됐다.

결혼 발표 이후 현아는 '남자 보는 눈'부터 '살짝 부은 듯한 배'까지 온몸을 수색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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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현아, 하니/뉴스엔DB
현아와 용준형/소셜미디어
하니와 양재웅/뉴스엔DB

[뉴스엔 이해정 기자]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JTBC '부부의 세계'(2020)에서 불륜이 발각된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는 이렇게 변명했다. 분명 어불성설이긴 한데 어쩌면 나란히 결혼 준비 중인 현아와 하니에겐 정말 이 대사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현아는 오는 10월 가수 용준형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하니는 9월 결혼을 예정했으나 남자친구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웅 병원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식이 연기됐다. 예비신부라는 것 외에도 두 사람의 공통점은 또 있다. 혼인신고 도장보다 주홍글씨를 먼저 찍게 생겼다는 것. 용준형은 지난 2019년 '버닝썬 게이트' 핵심 인물인 정준영에게 불법 촬영된 성관계 영상을 받아본 사실이 드러나 그해 3월 팀을 탈퇴했다. 양재웅은 올해 6월 결혼을 발표한 직후 대표 원장으로 재직 중인 병원에서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 알려졌고 유족으로부터 유기치사,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피소됐다.

불법 촬영 영상을 받아본 것과 병원에서의 사망 사고. 무엇이 더 잘못인지를 따지는 건 대중 능력 밖이다. 동시에 관심 밖이기도 하다. 여론은 계절의 구분처럼 명확한 온도 차가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하 15도도 있고 영하 30도도 있겠지만 일단 대중의 시선이 싸늘해졌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그 옆에 선 연인들이다. 현아는 전 남자친구 던과 6년간 교제 끝 이별했으며 올해 1월 용준형과의 공개 연애를 시작해 결혼 발표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어떠한 판단도 평가도 필요 없는 객관적 사실일 뿐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용준형의 과오를 엮어 현아가 순애보를 버리고 나쁜 남자에게 갔다느니, 급한 결혼의 배경은 혼전임신이라느니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결혼 발표 이후 현아는 '남자 보는 눈'부터 '살짝 부은 듯한 배'까지 온몸을 수색 당했다. 웨딩마치보다 경찰 사이렌이 먼저 울리게 생겼다. 거창하게 무죄 추정의 원칙이니 연좌제니 언급할 것도 없이 누군가와 결혼을 '발표'했다는 것만으로 무자비한 난도질을 당해선 안 된다. 정서가 아니라 상식의 문제다.

그 상식은 하니 역시 비켜 갔다. 양재웅이 쇼닥터 논란과 사망 사고에 관한 비난을 감수하는 건 대표 원장으로서 당연한 책임이다. 그러나 아직 '병원 사모' 소리 한번 들어본 적 없는 하니가 '끼리끼리'라는 오명을 받는 건 좀 곤란해 보인다. 누구 말마따나 당사자인 양재웅조차 TV 나오느라 병원은 안중에도 없는데 하니라고 왜 그 병원을 들여다보겠나. 그렇다고 이제 막 수사가 시작됐다는 이유만으로, 자기 이미지만 챙기자고 손바닥 뒤집듯 관계를 끝낼 정도로 결혼이 쉬운 일이기나 하나.

구설 없는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팬들의 입장은 십분 이해한다. 그런데 그 마음은 현아, 하니도 마찬가지다. 하필이면 허물 있는 남자를 만나서, 또는 뒤늦게 문제가 드러난 남자를 만나서 골치 아픈 것도 이 둘이다. 대중은 비난하고 잊으면 그만이지만 두 사람은 남은 한평생 동안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다. 그러니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두 사람을 개도한다는 명분의 '현대식 연좌제'는 이제 멈추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숟가락 쥐고 떠먹는 건 당사자다. 정말 팬으로서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구를 지경이라면 "똑같은 사람 된다"는 프레임으로 겁주기보다 부디 이 결혼이 밥이 되길 기도하는 쪽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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