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도 없다" 벼랑끝 서민…연 20% 육박해도 저축은행서 소액대출

황예림 기자 2024. 9. 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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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원을 빌리기 위해 저축은행을 찾는 서민들이 늘었다.

소액신용대출 금리는 연 20%에 육박하는데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피하려고 저축은행에 손을 내미는 모습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은 급전이 필요하지만 돈 빌릴 곳이 없는 취약차주가 마지막으로 찾는 상품"이라며 "상품 특성상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라 저축은행 차원에선 소액신용대출을 확대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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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 잔액/그래픽=이지혜


300만원을 빌리기 위해 저축은행을 찾는 서민들이 늘었다. 소액신용대출 금리는 연 20%에 육박하는데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피하려고 저축은행에 손을 내미는 모습이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 현황을 공개한 37개 저축은행의 올해 6월말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1조103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말 1조489억원에서 5.2% 증가했다.

대출 여력이 있는 대형 저축은행과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잔액이 증가했다. 저축은행 가운데 소액신용대출을 가장 활발히 취급하는 OK저축은행은 잔액이 지난해 6월말 2880억원에서 올해 6월말 3569억원으로 1년 새 689억원 늘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잔액이 1944억원에서 2054억원으로 110억원 증가했다.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증가액은 △신한저축은행 150억원 △KB저축은행 44억원 △하나저축은행 18억원 등이다.

저축은행이 소액신용대출 영업을 재개했다기보단 자발적인 수요가 몰리면서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저축은행은 소액신용대출을 비롯해 신규 대출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6월말 대출잔액은 98조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4% 줄었다. 소액신용대출을 취급한 37개 저축은행 가운데 62%에 해당하는 23개 저축은행은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1년 전보다 외려 감소하기도 했다.

업계가 대출을 축소하려는 분위기에도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증가하는 이유는 DSR 규제를 회피할 수 있어서다. 2금융권에선 DSR의 50%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으나 소액신용대출은 긴급 자금이 필요한 취약차주가 주로 이용하는 상품이라 DSR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다만 연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이를 정도로 높다.

취약차주의 상황이 나빠지면서 소액신용대출 연체율도 오르는 모습이다. 37개 저축은행 중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이 10% 이상인 저축은행은 올해 6월말 12개였다.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능력이 있는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도 △하나저축은행 20.59% △IBK저축은행 17.73% 등 연체율이 두자릿수를 보였다. 소액신용대출 평균 연체율도 지난해 6월말엔 9.26%였지만 올해 6월말엔 10.27%로 높아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은 급전이 필요하지만 돈 빌릴 곳이 없는 취약차주가 마지막으로 찾는 상품"이라며 "상품 특성상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라 저축은행 차원에선 소액신용대출을 확대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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