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BM 납품 호재도 '삭제'… 반도체주 동반 폭락
[편집자주] 미래를 이끄는 테크주의 오늘을 전합니다.
국내 반도체주가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주 폭락 여파를 직격으로 맞았다. 삼성전자는 주당 7만원을 간신히 지켜냈고, SK하이닉스는 16만원이 붕괴됐다. 지난달 2·5일 폭락장 때보다 낮은 주가로 떨어졌으나 반등은 요연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 메모리) 납품을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이날 종가는 올해 들어 최저치다. 2거래일 연속 폭락한 지난달 5일 7만1400원보다 2% 낮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8일 6만9900원을 기록한 이후 아직까지 7만원이 깨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HBM) 납품을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폭락장을 거스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미 여러 차례 비슷한 외신 보도가 나와 시장의 반응이 크지 않았다. 이미 인식된 호재로 투심을 자극하기 어려운 내용이어서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전날 삼성전자의 HBM3E가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을 받고, 제품 출하까지 시작됐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인공지능)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에 탑재한 삼성전자의 HBM 품질 인증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SK하이닉스는 8.02%(1만3500원) 폭락한 15만48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5일 15만6100원 이후 처음으로 16만원이 붕괴됐다. 한미반도체도 7% 폭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5일보다 더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에 상장된 테크윙 9%대, HPSP 8%대, 이오테크닉스와 ISC 7%, 주성엔지니어링과 원익IPS, DB하이텍 5%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반도체와 반도체장비 업종은 전날보다 5% 가까이 떨어졌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폭락장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내 반도체주의 폭락을 가져왔다. 3일(현지 시각) 나스닥에서 엔비디아는 전거래일보다 9.53% 폭락했다. 나스닥이 3% 넘게 떨어진 폭락장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주의 낙폭이 크게 나타났다. 인텔 9%, 마이크론·AMD 8%, TSMC 7%, ASML 6% 등 하락률을 기록했다.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8% 떨어졌다.
이날 폭락은 미국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 지수가 경기침체 우려를 재점화한 데 따른 것이다. 8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지수는 전달보다 0.4포인트 오른 47.2를 기록했다. 올해 3월 이후 5개월 연속 50을 하회하면서 위축 국면을 시사했다.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의미한다.
특히 세계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낙폭이 매우 컸다. 엔비디아가 9% 넘게 폭락한 건 올해 4월19일 10% 이후 4개월 반 만이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2789억달러(약 374조원)가 사라졌다. 미국 기업 역사상 하루 최대 시총 증발이다.
2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 조사를 위해 엔비디아에 소환장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겹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법무부가 반독점 관행 조사를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소환장을 발송했고, 엔비디아 등 기업들이 소환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호실적,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 엔비디아에 HBM 납품으로 삼성전자의 모멘텀 병목은 풀렸지만 타이밍이 애매한 게 문제"라며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고,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라는 주도주가 사라지니 국내 증시의 모멘텀이 약화됐고, 외국인 수급도 이탈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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