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게임 찾아 삼만리”… 게임업계, 스튜디오 인수·해외 투자로 활로 모색

변지희 기자 2024. 9. 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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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더 파이널스./넥슨 제공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 스튜디오를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등 지식재산권(IP)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해외 진출을 모색해 불황을 이겨내겠다는 것이다.

4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해외 자회사인 엠바크 스튜디오와 함께 중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엠바크 스튜디오는 넥슨이 2019년 인수한 스웨덴 개발사로 일렉트로닉아츠(EA)에서 ‘배틀필드’를 개발했던 멤버들이 모여있는 회사다. 서구권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엠바크 스튜디오에 손을 내민 것이다. 엠바크 스튜디오가 작년 12월 출시한 슈팅 게임 ‘더 파이널스’는 최고 동시접속자수 24만명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텐센트를 통해 엠바크 스튜디오가 내놓은 ‘더 파이널스’와 현재 개발 중인 ‘아크 레이더스’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화를 진행해 중국 이용자들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전날 열린 일본 도쿄 자본시장 설명회에서 “중국 이용자들의 선호도와 취향에 맞게 현지화된 콘텐츠를 텐센트가 개발할 예정”이라며 “텐센트의 개발 아이디어를 다시 엠바크가 본래 게임에 반영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크 레이더스는 미래 지구를 배경으로 기계와 다른 이용자로부터 생존하고, 물자를 수집해 탈출하는 익스트랙션 장르의 게임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벤 그룬드버그 엠바크 스튜디오 커뮤니케이션&브랜드 디렉터는 “아크레이더스는 3인칭 PvPvE(이용자와 환경이 동시에 대립하는 구도) 액션 서바이벌 슈터 게임으로 몰입, 팽팽한 긴장감, 필연자 플레이, 깊이 있는 진행 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7월 스웨덴의 신생 게임 개발사 ‘문 로버 게임즈’에 350만달러 규모의 초기 투자를 진행하고 전략적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문 로버 게임즈는 2022년 설립됐으며 전원이 EA 다이스 출신의 슈팅 게임 베테랑 개발자들이다. 현재 PC 및 콘솔 기반의 협동 FPS 장르(1인칭 슈팅) 신작 ‘프로젝트 올더스’를 개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문 로버 게임즈의 초기 투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프로젝트 올더스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문 로버 게임즈가 슈팅 장르 게임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잠재력 높은 개발사로 평가해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이번 투자와 관련, “프로젝트 올더스는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들과 장르와 지역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전 세계 지역별 개발 클러스터 구축과 글로벌 시장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국내 개발사에도 투자했다. 엔씨소프트는 서브컬처 게임 전문 개발사인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 규모의 지분 및 판권 투자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는 회사의 성장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한 인수합병(M&A)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지역, 장르, 플랫폼 확장을 고려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M&A 전담 태스크포스팀(TFT)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2021년 상장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약 3년 동안 27곳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 중 북미 지역 업체는 14곳, 유럽은 8곳이다. 최근에는 키프로스 소재 신생 게임사인 ‘에스카톨로지 엔터테인먼트’에 투자를 진행했다. 에스카톨로지는 “크래프톤이 주도한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1130만달러(약 153억원)다. 애스카톨로지는 동구권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온라인 전차 슈팅 게임 ‘월드 오브 탱크’ 개발진이 주축이 돼 2022년 설립한 게임사다. 서부극과 아포칼립스를 결합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1인칭 슈팅(FPS)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에만 에스카톨로지 외에도 미국의 ‘루커스 게임즈’, 폴란드 소재 게임 개발사 ‘파 프롬 홈’, 스페인 게임사 ‘피콜로 스튜디오’ 등에 투자를 진행했다. 크래프톤은 IP 강화를 위해 지난달 오진호 전 라이엇게임즈 사업총괄 대표를 최고 글로벌 퍼블리싱 책임자(CGPO)로 선임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개발사들이 각각 특장점을 가지고 있듯 해외 개발사들도 마찬가지”라며 “현지에서 노하우가 쌓여있는 개발사를 통해 게임을 선보이면 출시 주기를 단축할 수 있고 신속하게 다양한 게임 IP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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