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명 자리에 1만5000명"…가장 비좁은 감옥, 탈옥하려다 129명 사망

백민경 기자 2024. 9. 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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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밤, 교도소 마당에 사람이 오가는가 싶더니 갑자기 총성이 울립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이 납니다.

현지시간으로 2일 새벽 콩고민주공화국 수도 킨샤사에 있는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탈옥하려다 벌어진 일입니다.

교도소 관계자는 "탈출을 시도한 수감자 모두 사살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소 129명으로 파악된 사망자 대부분이 감옥 안에서 나왔습니다.

수감자들이 흥분해 한쪽으로 쏠리며 질식한 겁니다.

킨샤사의 마칼라 감옥은 좁고 인구 밀도가 높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수감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생활하고, 밤에는 공간이 없어 옆으로 누워 잠을 청합니다.

음식도 간수에게 빼앗기기 일쑤라, 씻는 물을 허겁지겁 마실 정도입니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어느새 병들어 숨지기도 합니다.

[엠마누엘 콜/수감자 인권 운동가]
"마칼라 감옥은 1500명을 수감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킨샤사 인구는 200만명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인구가 1500만명에 달합니다."

올해 7월 기준 수감 가능 인원의 열 배인 1만 5000명이 이곳에 갇혀 있습니다.

수감자들이 반론 절차도 재판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 시방구/수감자]
"판사가 한 번도 부른 적이 없습니다. 마칼라 감옥에 17년 있었습니다. 여기서 자랐죠.
사람들은 고통 받고, 거의 먹지 못합니다. 재판을 받기 위해 100만 콩고 프랑(우리 돈 49만원)을 냈는데 아직 소식이 없어요."

이 교도소는 지난 7월 공간 부족을 이유로 420명을 석방했지만, 결국 200명에 가까운 사상자만 남긴 탈옥 시도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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