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美 침체 공포] AI 비관론에 성장률 전망도 암울···"빅컷 아니면 의미 없다"
제조업 PMI 5개월째 위축세 지속
경착륙 우려에 엔화 강세도 악재로
엔비디아 9.5%↓ 등 기술주 폭락
美 3분기 성장률 전망 2.0%로 뚝
빅컷 예상 비중은 30→41% 올라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9월 약세장’ 경계심이 뒤섞이며 기술주 투매가 벌어지자 8월 초 블랙먼데이의 공포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여기에다 인공지능(AI) 거품론까지 다시 고개를 들면서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10% 가까이 폭락하며 시가총액 2789억 달러가 증발했고 이 여파로 나스닥은 3% 이상 급락했다.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바라보고 있으나 0.5%포인트 이상의 ‘빅컷’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는 비관론도 흘러 나온다.
3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77.33포인트(3.26%) 하락한 1만 7136.30을 기록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26.15포인트(1.51%) 내린 4만 936.93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19.47포인트(2.12%) 하락한 5528.93에 마감했다.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5.17포인트(33.25%) 상승해 20.72까지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 또한 4.24% 떨어진 3만 7047.61엔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5% 이상 떨어지며 한때 5만 5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기술주 하락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AI 중심 랠리의 중심축인 엔비디아가 미 법무부의 반독점 조사 소환장 발송 소식 등에 9.53% 폭락했다. 브로드컴·TSMC·마이크론·AMD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하락 폭이 컸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7.75% 급락했다.
JP모건체이스와 블랙록이 제기한 ‘AI 거품론’이 주가 하락을 촉발했다. 마이클 쳄발레스트 JP모건 자산운용 투자전략부문 회장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과거 수십 년 동안 시장을 선도했던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변곡점에 도달한 후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감소했다”며 엔비디아 비관론을 꺼냈다. 엔화 강세 흐름 또한 엔비디아에 악재가 됐다. 전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의회 연설에서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언급, 매파적 태도를 보이자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에 주목하면서 엔비디아도 타격을 입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며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를 기록, 5개월 연속 수축 국면에 머물렀다.
7월 46.8보다는 소폭 개선된 것이지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47.9에는 미치지 못했다. 신규 주문 지수는 전월(47.4)보다 내려간 44.6을 기록했고 생산 지수는 전월(45.9)보다 하락한 44.8로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티머시 피오레 ISM 제조업조사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의 통화정책과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설비 및 재고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S&P글로벌이 발표한 별도의 8월 제조업 PMI 역시 47.9를 기록, 전월(49.6)보다 내려간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48.0)를 밑돌았다.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PMI 지표의 추가 하락은 제조업 부문이 3분기 중반까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강화할 것으로 봤다.
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미국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 모델은 3분기 전기 대비 연율 환산 성장률을 2.0%로 제시했다. 올 7월 26일 첫 공개됐던 수치인 2.8% 이후 최저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조업 생산에 대한 두 가지 수치가 약세 조짐을 보이자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미국 경제 내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고 매도세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부진한 경제 지표가 공개되자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앞서 8월 초 7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됐을 당시 경기 침체 시그널로 알려진 ‘삼의 법칙’에 부합하며 침체 우려가 확산됐고 그 여파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흔들렸다. 8월 고용 보고서 발표를 사흘 앞두고 부진한 제조업 지표가 잇따르며 증시까지 흔들리자 8월 초 블랙먼데이의 공포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매년 9월은 약세장으로 여겨진다. 미국 증시 패턴을 분석하는 ‘주식 거래자 연감’에 따르면 1950년 이후 매년 9월 S&P500지수는 평균 0.7% 손실을 기록했다. S&P 500지수는 지난 4년 연속 9월에 하락했으며 지난 10년 중에서는 일곱 번 하락했다. 여기에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면 변동성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주목하고 있다. 기준 금리 인하는 확실시되지만 베이비컷(0.25%포인트 금리 인하)으로는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된 만큼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이 나오지 않으면 외려 시장이 부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4일 오전 2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빅컷을 전망하는 비중은 지난달 30일 30%에서 41%로 늘어났다.
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beherenow@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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