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뉴질랜드, 인도·태평양 핵심 파트너…긴밀한 협력 기대"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을 공식 방문 중인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증진 방안과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은 현재 '21세기 동반자 관계'를 앞으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 위한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함께 인도·태평양(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 규칙 기반 국제질서의 확립, 개방된 시장, 포용적 번영이라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뉴질랜드는 핵심 파트너인 만큼 앞으로도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과 글로벌 차원에서 기여를 계속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러북(러시아-북한) 군사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체주의·권위주의 세력의 도전이 지속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한국과 뉴질랜드를 포함한 가치 공유국 간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럭슨 총리는 "70여 년 전 뉴질랜드의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이곳에서 싸웠고 지금도 뉴질랜드군은 한반도 평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제 규모와 탁월한 혁신 덕분에 뉴질랜드는 한국의 여섯 번째 큰 무역 파트너가 됐고 자유무역협정(FTA)이 시행된 지난 9년 동안 양국의 교역량은 2배로 증가했다"며 "양국이 가치를 공유하는 중요한 나라이기에 이번 회담에서 많은 좋은 주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가치를 공유하는 유사입장국으로서 이번 계기에 '대한민국-뉴질랜드 간 공동성명'을 채택하게 된 것을 평가하고 앞으로 △무역 및 경제 △과학, 교육 및 인적 교류 △국방 및 안보 △지역 및 국제 협력 등의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지난 10년 동안 양국 간 무역이 약 두 배 증가한 것에 주목하면서, 향후 더 많은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또 글로벌 불확실성 하에서 경제와 안보 간의 연계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감안해 양국 외교부 간 경제안보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내년 10주년을 맞는 한-뉴질랜드 FTA에 따른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으며 1981년 체결된 이중과세방지협정을 개정하기 위한 협상도 이어가기로 했다.
민간 주도의 우주 산업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자연재해 대응에 있어 정보공유와 협력 증진을 위해 협력각서 협상 가능성을 포함한 국가재난관리기관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양 정상은 북한의 유엔 제재 회피를 감시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과 유엔사에 대한 뉴질랜드의 기여 등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을 높이 평가했다. 최근 양국이 해상 초계기 연합훈련과 뉴질랜드 군수지원함의 부산 기항 계기 훈련 실시 등 양국 간 국방 및 안보 협력 관계가 강화되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아울러 지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러북 군사협력을 규탄하고 북한 내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협력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럭슨 총리는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과 비핵화된,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이룩하기 위한 '8.15 통일 독트린'의 목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양 정상은 오늘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의 '21세기 동반자 관계'를 앞으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 위한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담에는 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이도운 홍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배석했다. 뉴질랜드에서는 멜리사 리 경제개발장관, 타하 맥퍼슨 외교통상부 정책차관보, 마크 탤벗 총리 외교보좌관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과 럭슨 총리가 만난 것은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계기 I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동 이후 2개월 만이다. 뉴질랜드 총리로는 9년 만에 한국을 찾은 럭슨 총리는 이날부터 이틀간 공식 방문 일정을 수행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럭슨 총리 취임 후 최초의 방한이자 뉴질랜드 총리의 9년 만의 양자 방한"이라며 "가치를 공유하는 유사입장국으로서 역내, 국제무대에서의 긴밀한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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