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유아인, 혐의 부인 자충수" 평가…항소심 관건은

"마약류관리법 예외규정 주장, 자충수됐다"
"항소심선 제대로 된 반성 여부 관건" 분석
"검찰, 대마흡연교사 혐의 입증 여부 관심"

[서울=뉴시스] 장한지 박현준 기자 = 법원이 전날 유아인(본명 엄홍식·38)의 마약 상습 투약 혐의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하면서 유씨 측이 의료용 마약류 매수 혐의를 부인한 것이 자충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항소심에서는 대마흡연교사 혐의와 관련해 유씨가 지인에게 대마를 권유한 수준을 넘어 교사로 나아갔는지를 검찰이 입증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전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유씨의 ▲3회에 걸친 대마흡연 ▲프로포폴 등 마약류 상습 투약(총 181회) ▲타인 명의로 의료용 마약류 상습 매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대마수수 및 대마흡연교사 ▲증거인멸교사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유씨는 재판 과정에서 대마흡연 혐의와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와 관련해 우울증과 불안장애,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어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입원 및 수면마취제 복용을 권유받았다고 반박해왔다.

또 타인 명의로 의료용 마약류 상습 매수 혐의에 대해서는 의사가 발급한 처방전을 가지고 약사로부터 의료용 마약류인 스틸녹스 등을 매수한 것은 마약류관리법상 예외규정에 해당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행 마약류관리법 제4조 2항은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류소매업자로부터 구입한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마약류관리법상의 허점을 이용하는 등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한 것이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부는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는 그 의존성·중독성으로 인해 관련 법령에 의해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데, 유씨는 관리방법의 허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어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약 수사검사 출신 김희준 변호사(LKB앤파트너스)는 "프로포폴 등 마약류 투약 횟수도 181회에 달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여지는데 정당한 처방 하에 이뤄진 투약이라는 등 혐의를 부인한다는 것은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초범이고 단약을 다짐한 경우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인 데다가 마약 투약 횟수가 지나치게 많은 점이 법정 구속이라는 결과를 낳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약 사건을 다수 수행한 박진실 변호사(법무법인 진실)는 "일반적으로 초범이고 단순 투약자들에 대해서는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며 "그러나 투약 횟수도 많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유명인이다 보니 경종을 울려야겠다고 판단했을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에서 검찰은 1심에서 무죄 판단이 내려진 대마수수 및 대마흡연교사, 증거인멸 교사 혐의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씨 측이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지 여부도 형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직 검사는 "단순한 권유를 교사로 볼 수 있는지 등 법리상 교사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며 "범의가 없는 사람이 유씨의 교사로 인해서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인지, 호기심이 있는 사람에게 호기심을 더 유발시킨 것인지가 명확해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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