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있으면 출생률 걱정 없겠네” 안창호 창조론에 인권위 게시판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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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고해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결정하겠다" → 안 하겠다는 얘기를 뭐 저렇게.
한겨레가 4일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접촉한 인권위 직원들은 "후보자가 보수적인 견해를 표명해온 헌법재판관 출신이고 그동안 저술과 강연을 통해 극단적 주장을 펴온 사실을 익히 알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까지 그렇게 가감 없이 발언할 줄은 몰랐다"면서 "적잖이 당황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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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고해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결정하겠다” → 안 하겠다는 얘기를 뭐 저렇게. 헌법재판관 출신답네. 나름 치사하게 고상하게.“
”소수자 권리 보장함으로 인해 다수의 인권 침해받는 상황 인정될 수 없다는 입장 → 얼핏 보면 합리적 발언 같지만 ‘다수의 인권이 침해받는 상황’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표현의 자유 얘기하는 거 같은데 소수자를 비난하는 권리가 표현의 자유인지 의문이다.”
“진화론 창조론 둘 다 믿음의 문제라고 한다. 어디서 저런 사람을 데려왔는지.”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면 우리나라 출생률 걱정하지 말고 진흙을 어떻게 잘 공급할지 문제만 해결하면 되겠다.”
지난 3일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를 본 인권위 직원들이 내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안 후보자가 본인의 종교적 확신과 공적인 책임을 구분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발언들을 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한겨레가 4일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접촉한 인권위 직원들은 “후보자가 보수적인 견해를 표명해온 헌법재판관 출신이고 그동안 저술과 강연을 통해 극단적 주장을 펴온 사실을 익히 알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까지 그렇게 가감 없이 발언할 줄은 몰랐다“면서 “적잖이 당황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권위 직원 ㄱ씨는 “무슨 말이 가장 당황스러웠냐“는 질문에 “‘동성애가 질병이냐’는 질문에 ‘논란이 많다’고 답한 것, 진화론과 창조론이 모두 믿음의 대상이라고 한 것, 신체 노출이 성범죄를 증가시킨다는 게 왜 성범죄자를 두둔하는 주장인지 반문한 것, 동성애가 공산혁명의 핵심 수단이라고 한 것” 등을 꼽았다.
ㄱ씨는 “차별금지법 추진과 성소수자를 포함한 젠더 이슈 대응에 소극적이 될 거라는 우려는 당연히 했는데, 어제 보니 대통령이나 정권에 대한 눈치 보기까지 할 것 같아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등 반인권적 인식을 거침없이 드러냈지만 대통령 풍자 영상에 대한 대통령실의 강력대응 방침 등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된 인권 침해 현안에는 입을 닫았다.
ㄴ씨도 ‘안창호 인권위’ 체제가 들어서면 “성소수자 인권보호 업무와 평등법(포괄적 차별금지법) 업무가 마비될 가능성이 크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한 인권적 대응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ㄴ씨는 “좀 심하게 말하면 인권보호 업무가 아니라 친정부옹호 위원회로 전락할 수 있을 거 같고 그런 과정에서 실무 직원에 대한 압력과 갑질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ㄷ씨는 “차별금지법, 학교 휴대전화 허용 문제 등 몇 가지 쟁점에 대해서는 현행 결정례를 유지하기 쉽지 않아 보여 우려가 있다. 직원들은 최대한 인권위 결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ㅁ씨는 “직원들 사이에 허탈·체념·걱정·분노의 감정들이 뒤섞여 있다. 인권위가 존재감 약한 행정기구처럼 굴러갈 듯하다”고 말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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