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있으니 저러겠지"… '계엄' 질러 놓고 발 빼는 민주당의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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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엄'을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어떠한 증거가 있어서 계엄 의혹을 제기한다기보다도 항간에 도는 '설마' 하는 말들이 지금의 이 비상식적 정부에서는 가능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예방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야당이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를 한번쯤 던질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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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공세 수위 돌연 낮춘 민주당
물증 부족에 의원들도 역풍 우려
연일 '계엄'을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다. 증거를 제시하기는커녕 '예방주사', '경고 차원'이라며 말을 바꿨다. 이재명 대표까지 가세해 계엄의 판을 키우면서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하며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 거대 야당의 속 보이는 행태를 놓고 당내에서조차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독재 공세 퍼붓더니 갑자기 예방주사?
당 핵심 관계자는 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어떠한 증거가 있어서 계엄 의혹을 제기한다기보다도 항간에 도는 '설마' 하는 말들이 지금의 이 비상식적 정부에서는 가능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예방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야당이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를 한번쯤 던질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변명이다.
민주당이 계엄의 정황으로 제시한 건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윤 대통령의 고교 동문, 일명 '충암고 사단'이 군 요직에 기용됐고 △7년 전 박근혜 정부에서 실제로 계엄문건이 작성된 사례가 있고 △최근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이라고 재차 언급했다는 게 전부다.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국회를 무력화하고 군을 투입한다면 계엄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민주당이 누차 언급한 '제보'의 경우 당 핵심 인사들에게 접수됐다고는 하지만,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정체가 불분명하다.
의원들도 알지 못해 "뭔가 있겠지" 추측만
당내에서도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으로 현재 당대표 총괄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에서 "저한테 제보를 한 사람도 없고 제보를 듣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MBC라디오에 나와 "제가 이런 말을 주로 하는 분들께 물어보면 '제보 수준이 낮을 수도 있고 높을 수도 있지만 이야기는 들린다'고 하더라"라고만 전했다.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계엄 주장에 당 분위기는 싸늘하다. 중진 의원은 "아무 정황도 없이 문제를 제기하기엔 계엄은 너무 큰 사안이다. 뭔가 있긴 하니까 당에서 저렇게 주장하는 것일 것"이라면서도 "당장은 예단에 불과하니 상대가 공격할 빌미만 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계엄을 공론화한 건 '이재명 2기 지도부'가 꾸려지고 첫 공개회의에서다. 그래서 계엄을 입에 올린 이들의 '자기 장사'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아무런 반성이 없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이 사안(계엄)에 대해 생중계 토론을 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하며 적반하장식으로 말했다.
국민 앞에 공개할 확실한 증거가 없는 만큼 민주당은 일단 확전을 피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당대표가 정색하고 한 번 말했으면 끝날 일이고 당에서 자꾸 재생산할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도 계엄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듯 의료대란 공세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고려대 안암병원 현장을 방문하고, 의료대란의 원인을 의사에게서 찾는 정부를 향해 "그렇다면 민생파탄은 국민 탓이고 경제위기는 기업 탓이겠다"라고 날을 세웠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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