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빨대, 플라스틱보다 더 유해하다…환경에도 건강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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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는 '친환경' 빨대로 주목받았던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만큼 환경과 인체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 등을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해오던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이를 실질적으로 철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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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소각 때 탄소·독성물질 더 많이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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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는 ‘친환경’ 빨대로 주목받았던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만큼 환경과 인체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안양대 산학협력단과 주식회사 에코윌플러스가 환경부의 용역을 받아 지난 3월 제출한 ‘1회용품 저감정책 통계작성 및 관리방안’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은 다양한 최근 연구 동향들을 종합해 “1회용 플라스틱 제품과 종이 제품 모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며, 1회용 종이 제품도 환경에 긍정적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그렇게 본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빨대를 포함한 1회용 종이 제품은 종이와 식품·음료가 혼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플라스틱(폴리머) 코팅을 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처럼 화학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기에 1회용 종이 제품은 생분해되지 않는다. 따라서 종이로 만들어진 빨대라 할지라도 재활용을 통해 펄프를 회수하려면 입혀진 코팅을 분리하는 등 추가적 비용을 요구한다. 재활용되지 못한 종이 빨대는 결국 매립·소각되며 환경과 인체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화학물질의 유해성도 고려해야 한다. 연구진은 1회용 종이 포장재에 과불화화합물(PFAS)이 코팅재로 많이 쓰인다는 사실 등을 지적했는데, 과불화화합물은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물질로 주로 언급된다. “종이 빨대에는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독성 화학물질(중금속, 포름알데히드 등)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데, 60도의 높은 온도에서 종이 빨대는 30분 이내에 완전히 용해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인용했다. 종이 빨대는 “빠르게 용해되어 더 작은 입자로 분해되기에 (바다에 버려졌을 경우) 매우 작은 해양 유기체에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1회용 빨대와 관련해서, 연구진은 1회용 종이(PA) 빨대와 폴리프로필렌(PP) 빨대, 폴리젖산(PLA) 빨대 등 세 종류 빨대를 비교해보니 매립·소각할 때 종이 빨대가 다른 두 종류의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는 연구 결과(2022)를 인용했다.
세 종류의 빨대를 5억개 사용했을 경우를 따져본 결과, 매립할 때 종이 빨대는 258만㎏의 탄소를 배출해 폴리프로필렌 빨대(56만㎏)보다 4.55배 기후변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각할 때에도 종이 빨대의 탄소 배출량은 270만㎏로, 폴리프로필렌(139만㎏)보다 1.94배 많았다. 인간 독성에 대한 영향을 따져보는 디클로로벤젠 배출량은 매립 기준으로 종이 빨대 12만㎏, 폴리프로필렌 빨대 2만7200㎏였다.
우리나라에선 정부가 2018년부터 플라스틱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해 나갈 것을 선언하고 일회용품 규제를 추진하면서 종이 빨대가 적극적으로 권장됐던 바 있다. 다만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 등을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해오던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이를 실질적으로 철회한 상태다.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결과적으로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1회용 종이 제품도 환경에 긍정적이라 할 수 없으며, 1회용 플라스틱 및 코팅 종이 제품의 소비와 사용을 점차 줄이기 위해 소비자 행동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플라스틱이든 종이든 “1회용 제품의 문제를 대중에게 알리고 순환 경제 조치(다양한 인센티브 또는 페널티를 통한 대체품 사용 권장 등) 전략을 수행하여 소비자 행동을 변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얘기다.
환경부는 이날 밤 보도자료를 내고 이 연구용역 내용이 “해외 연구사례를 수집·취합한 것으로, 국내 생산 종이 빨대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 “2018년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종이 빨대 전 제품에서 납·비소·포름알데히드·형광증백제·벤조페논 등 유해물질이 불검출되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고도 밝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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