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유고시집 재출간…수장고서 찾은 미발표시 5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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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토지'로 유명한 박경리(1926~2008) 작가 타계 16주기를 맞아 미발표 시 5편을 추가한 유고시집이 재출간됐다.
출판사 다산책방은 수장고에서 새롭게 발굴한 미발표 시 5편을 더해 박 작가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를 다시 펴냈다고 4일 밝혔다.
2008년 별세 후 출간된 유고시집에는 생의 마지막 자락에 선 작가가 지난 세월과 삶의 흔적을 돌아보고,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고백하는 시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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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대하소설 '토지'로 유명한 박경리(1926~2008) 작가 타계 16주기를 맞아 미발표 시 5편을 추가한 유고시집이 재출간됐다.
출판사 다산책방은 수장고에서 새롭게 발굴한 미발표 시 5편을 더해 박 작가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를 다시 펴냈다고 4일 밝혔다.
2008년 별세 후 출간된 유고시집에는 생의 마지막 자락에 선 작가가 지난 세월과 삶의 흔적을 돌아보고,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고백하는 시들이 담겼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시는 '부모의 혼인'과 '생명'을 비롯해 제목 미상의 시 세편이다.
'부모의 혼인'은 유고시집에 담긴 어머니에 관한 시들과 맥을 같이 한다.
작가는 시에서 '김약국의 딸' 도입부에 외가의 내력이 언급돼 어머니의 삶이 다르게 해석될까 우려하며 '나는 그것을 해명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말한다. '어머니에게 붙어 다니는 말에는/ 늘 조강지처였고 법으로 만났으며/ 육례를 갖추었고 기영머리 마주 풀었다.'
'생명'에선 단풍나무와 채송화에서 포착한 생명의 경이로움과 고통에 놀라며 '서로가 서로의 살을 깎고/ 서로가 서로의 뼈를 깎고/ 살아 있다는 그 처절함이여'라고 써 내려갔다.
제목이 없는 시에는 작가의 외손인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할머니의 생과 작품 세계를 숙고해 '죽어가는 연어를 생각하라', '그만두자', '머무는 시간'이라고 가제를 붙였다.
작가는 '진실을 응시하는 시인이야말로/ 아름답고 풍요로우며 행복한 사람이다'('죽어가는 연어를 생각하라' 중)라고 작가로서의 꼿꼿한 신념을 잃지 않는다. 죽어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다만 내가 본 아름다운 세상/ 그것만 안고 가자'('그만두자' 중)라며 인생의 여정을 정리하듯 읊조리기도 한다.
박 작가는 '토지'와 '김약국의 딸들' 등 굵직한 소설로 유명하지만 생전 200편에 가까운 시를 남겼다.
1955년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으로 등단하기 전 시를 먼저 세상에 내놓기도 했다. 1954년 당시 재직 중이던 상업은행 행우회에서 발간한 사보 '천일' 9호에 실린 '바다와 하늘'이다. 유고시집을 포함해 펴낸 시집은 5권이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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