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퍼플렉시티, 대화형 AI검색 `로그온`
"고객에 검색엔진 1년 무료 제공"
연내 AI비서 서비스 美출시 목표
"인공지능(AI)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인 만큼 과소 투자보다는 과잉 투자가 낫다고 본다. '퍼플렉시티'와 손잡고 차별화된 AI 경험을 제공해 글로벌에서 성공적인 협업 사례를 만들겠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미국 '검색 유니콘' 기업 퍼플렉시티와 본격적인 협력에 나섰다. 4일 SK텔레콤 사옥에서 열린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유 대표는 "전통적인 키워드 검색에서 AI를 통한 '대화형' 검색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SKT는 AI 저변 확장을 위해 이날부터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퍼플렉시티 프로' 버전을 1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이를 통해 월간 20달러(약 2만6000원) 상당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난 2022년 오픈AI 출신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창업한 미국 AI 스타트업인 퍼플렉시티는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검색엔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세계 50여개국에서 서비스를 하며, 매달 2억3000만개 이상 검색 요청을 처리한다. 이날 한국을 처음 찾은 시리니바스 퍼플렉시티 공동 창업자 겸 CEO는 "퍼플렉시티 검색 엔진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마이클 델 델 창업자, 유명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 등이 매일 쓰는 서비스"라며 "'지식의 보고'라고 불리는 인터넷은 검색시 사용자 편익이 높지 않다. SKT와 협업해 맞춤형·개인형 답변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퍼플렉시티 프로를 무료로 제공해 검색 효율을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SKT가 지난 6월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약 134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퍼플렉시티도 SKT의 자회사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GAP CO.)'에 투자하면서 혈맹 관계로 맺어졌다. SKT와 GAP Co.는 연내 베타 버전을 미국 시장에서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AI 에이전트(PAA)를 개발하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PAA의 검색 파트너로 협력한다. PAA는 이용자를 이해하고 사용자 의도에 따라 적합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개인비서' 서비스다. 퍼플렉시티는 PAA 답변 품질 향상을 위해 SKT에 범용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가 아닌 프라이빗 API를 제공한다. AI 사업뿐 아니라 기술 협력도 펼치면서 글로벌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정석근 SKT 글로벌AI테크사업부장은 "'글로벌 텔코 얼라이언스(GTAA)' 등을 통해 PAA를 다른 통신사에 확대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SKT의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도 고도화한다. 에이닷은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아이폰 통화녹음에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에이닷 개편으로 기존 챗GPT, 클로드, 에이닷엑스 등 멀티 LLM을 탑재한 바 있다. 저변 확대 후 유료화를 통해 'AI 수익화'를 꾀한다.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은 "LLM 기반 검색 도입 이후 음악이나 영화 예매 등 정보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요구사항을 처리하는 전문 'AI 에이전트'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기술 파트너와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퍼플렉시티와 함께 한국에 최적화된 AI 검색엔진도 공동 개발한다. SKT는 한국어 데이터와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퍼플렉시티는 검색엔진의 파인튜닝을 맡는다. 스리니바스 CEO는 "한국은 빠르게 움직이고, 이용자들이 호기심도 많고 새 기술을 빨리 수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세계 통신사 중 처음 AI를 도입한 SKT와 높은 수준의 협업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업으로 SKT 가입자는 모바일, PC에서 퍼플렉시티가 제공하는 유료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 프로'를 1년간 무료로 쓸 수 있다. 퍼플렉시티는 답변 정확성이 높고 이미지 업로드 기능이 있는 게 특징이다. 검색 결과에 정확한 출처를 제공해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을 줄였다. 이날 스리니바스 CEO는 현장에서 퍼플렉시티 서비스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잘생긴 한국의 펜싱 금메달리스트는 누구냐"고 물으니 "파리올림픽에서 남자 개인·팀 금메달을 획득한 오상욱 선수"라고 답했다.
유영상 CEO는 "최근 AI의 급속한 발전이 글로벌 검색 시장 판도를 흔드는 상황에서 퍼플렉시티와의 투자와 서비스 제휴를 통해 SKT의 AI 검색 경쟁력을 높이고 AI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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