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연구진, 비브리오 패혈증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김양수 기자 2024. 9. 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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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에 의해 비브리오균이 패혈증을 촉진하는 원인을 밝혀냄에 따라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게 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마이크로바이옴융합연구센터 김명희 박사팀이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체내 침투 후 인체 면역방어체계를 무력화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X-선 결정학과 초저온-전자현미경(cryo-EM) 기술을 활용해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독성인자와 인체세포 단백질 간의 결합을 정밀하게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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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구원, 비브리오균 면역체계 무력화 기전 규명
독성인자의 면역방어체계 공격 '확인'
병원균에 의한 감염병 치료제 개발 기대
[대전=뉴시스]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트랜스포머 단백질(DUF1/RID)과 인체 단백질들(CaM/Rac1)이 결합한 복합체의 cryo-EM 입체구조.(사진=생명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에 의해 비브리오균이 패혈증을 촉진하는 원인을 밝혀냄에 따라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게 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마이크로바이옴융합연구센터 김명희 박사팀이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체내 침투 후 인체 면역방어체계를 무력화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패혈증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피부의 상처를 통해 침투한 균에 감염되었을 때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5~6월께 발생하기 시작해 8~9월에 가장 많이 생긴다. 국내 환자 수는 매년 100명 미만으로 많지는 않으나 사망률이 40~50%에 이르는 위중한 질환이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생산하는 가장 치명적인 물질은 다양한 독성 인자들을 함유한 'MARTX(Multifunctional autoprocessing repeats-in-toxin toxin)' 독소다.

MARTX 독소는 인체에 감염되기 전에는 함유한 독성인자들이 비활성화된 묶음 형태로 존재하지만 감염 후 인체세포에서 세포 단백질을 이용해 독성 인자들을 방출시켜 세포기능을 마비시키고 패혈증을 촉진한다.

이에 앞서 연구팀은 지난 2019년 어떻게 MARTX 독소에서 독성인자들이 방출돼 병원성을 급격히 활성화하는지를 규명했다.

이번에 연구팀은 MARTX 독소에서 방출된 독성인자가 인체세포 내 단백질과 만나 인체면역을 공격하는 '트랜스포머 단백질'로 전환돼 초기 방어시스템을 무너뜨리고 패혈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X-선 결정학과 초저온-전자현미경(cryo-EM) 기술을 활용해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독성인자와 인체세포 단백질 간의 결합을 정밀하게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관찰 결과, MARTX 독소가 방출한 여러 독성인자 중 유일한 듀엣 독성인자인 'DUF1-RID'는 인체세포 신호전달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 칼모듈린(CaM)과 강하게 결합해 인체대사와 면역유지에 필수적인 물질인 NAD+(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를 분해하는 효소(NADase)로 바뀌는 게 확인됐다.

또 동시에 다른 세포 신호전달 단백질인 Rac1(Rho family small GTPase)과도 결합해 감염초기의 면역방어에 핵심 물질인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 생산을 마비시켰다.

이어 연구팀이 DUF1-RID이 CaM, Rac1과 결합하지 못하도록 돌연변이 패혈증균을 제작해 이를 동물모델에 적용한 결과, 별다른 증상 없이 생존하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항생제 외에는 치료제가 없는 패혈증균 등에 의한 감염병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 이번 연구는 지난 7월23일 저명한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 14.7)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Dissemination of pathogenic bacteria is reinforced by a MARTX toxin effector duet/교신저자:김명희·황중원 박사/제1저자:최상현 박사과정 대학원생, 이영진 박사)

연구 책임자 김명희 박사는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트랜스포머 단백질 기능을 확인했고 이 감염이 기저 질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이유를 알게 됐다"며 "트랜스포머 단백질은 비브리오 패혈증균 외에도 콜레라균 등 다른 병원균에서도 발견되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확보한 고해상도 입체구조는 패혈증을 유발하는 감염병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s05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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