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고갈시점 늦춘 정부안 뜯어보니(종합)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2% 제시 목표투자수익률 5.5%
자동조정장치로 고갈 시점↓ 세대간 차등 인상 형평성 제고
기초연금 40만원 2026년 저소득 노인부터 퇴직연금 손질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정부가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3%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쟁점이었던 명목소득대체율은 42%로 제안했다. 하지만 21대 국회 여야가 제시한 안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세대 간 차등 인상으로 인한 세대 갈등과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통해 기대연금 하락 가능성까지 내포돼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합의 직전까지 간 소득대체율…42% 후퇴 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연금개혁 추진계획 관련 브리핑에서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 9%인 것을 13%까지 올리고 명목소득대체율 목표를 40%에서 42%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보험료율은 9%로 25년째 동결됐다. 앞으로 세대별 시차를 두고 최대 16년까지 보험료율을 13%로 올리자는 것이다. 보험료율 인상 속도 세대별 차등화 적용 시 △50대(1975년생부터) 4년간 1%포인트씩 △40대(1985년생) 8년간 0.5%포인트씩 △30대(95년생부터) 12년간 0.33%포인트씩 △20대(2005년생부터) 16년간 0.25%포인트씩 인상할 계획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이보다 개선된 안을 논의했다.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는 것에 잠정합의하고 소득대체율을 현재 42%에서 43% 혹은 45%로 올리는 방안을 두고 진통을 겪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절충안인 44%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으나 정부·여당이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정부는 이보다 후퇴한 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명목 소득 대체율의 경우 2007년 개혁 취지를 고려했을 때는 40% 인하가 바람직하지만 공론화 과정에서 어떤 노후 소득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42%를 유지하는 것으로 정부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조정장치…받는 연금 감소 불가피?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주요한 수단인 기금수익은 5.5%를 목표로 제시했다. 1988년 제도 도입 후 2023년 말까지 5.92%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금 규모도 1036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5차 재정추계 당시 도출된 장기 수익률은 4.5%였으나 이를 5.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익률이 높은 해외·대체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스란 복지부 사회정책실장은 “OECD 38개국 중의 24개국이 운영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우리도 이제 이런 제도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하에 이번에 과제를 제시했”며 “이 과제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또 사회적 논의를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가의 연금 지급 근거를 명확히 규정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출산 크레딧은 현행 둘째 아이에서 첫째 아이부터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고 군 복무 크레딧의 경우 기존 6개월인 인정 기간을 군 복무기간 등을 고려해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현재 59세인 의무가입연령을 64세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만 은퇴 후 보험료 부담 증가와 소득 공백 등을 감안해 의무가입 연령 조정은 고령자 계속고용 여건 개선 등과 병행해 장기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초연금은 2026년에 저소득 노인부터 40만원까지 우선 인상 후 2027년부터 지원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초생보 수급자가 기초연금을 받을 경우 생계급여 지급을 축소하는 현행 제도도 단계적으로 개선한다.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다음달부터 퇴직연금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도 다른 금융사로 이전이 가능하도록 손질한다. 지금은 상품을 해지한 뒤 다른 금융사 상품에 가입해야 해 비용이 발생했는데 앞으로는 별다른 손해 없이 다른 금융사의 더 나은 상품으로 이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말엔 로보어드바이저로 퇴직연금 투자가 가능도록 대폭 개선한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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