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군의관 투입된 아주대병원 응급실 한산함 속 감도는 '긴장감'

김솔 2024. 9. 4. 14: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4일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군의관이 긴급 배치된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응급실 입구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전 시간대 구급 차량으로 이송되는 환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고, 응급실 안팎을 드나드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을 중심으로 군의관 15명을 배치하기로 한 가운데 아주대병원에는 3명이 투입돼 근무를 시작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료진 부족에 오늘부터 군의관 3명 배치…"환자 몰릴까 늘 초긴장"
내일 첫 '축소 진료'…"군의관 배치 다행이나 업무 강도는 지켜봐야"

(수원=연합뉴스) 김솔 기자 = 4일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군의관이 긴급 배치된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응급실 입구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목요일 축소 운영 안내문 붙은 아주대병원 응급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4일 군의관 3명이 배치되는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에 응급실 한시적 축소 운영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은 오는 5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인 금요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 16세 이상 성인 환자의 경우 심폐소생술(CPR)을 필요로 하는 등의 초중증 환자만 받는다. 2024.9.4 xanadu@yna.co.kr

이날 오전 시간대 구급 차량으로 이송되는 환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고, 응급실 안팎을 드나드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응급실에서 퇴원 수속을 마치고 나오는 환자들의 모습만 드문드문 보일 뿐이었다.

응급실에서 치료를 마치고 나온 한 고령의 시민은 "내부는 환자가 많이 없어 한산한 분위기고 병상도 대체로 비어 있는 상황"이라며 전했다.

평일 오전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의정 갈등 사태 이후 증세가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은 환자들은 아주대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대신 인근의 1∼2차 병원을 찾는 경향이 다소 커졌다고 병원 구성원들은 입을 모았다.

이 병원 소속 전문의 A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의 의료진 부족 사태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이 퍼지면서 특히 평일에는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환자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안다"며 "그래도 응급실에는 한꺼번에 중증 환자 여러 명이 들어오는 등 위급한 사태에 대비해야 하다 보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같았으면 보호자들이 아픈 자녀를 데리고 급히 응급실을 찾는 모습도 눈에 띄었겠지만, 수요일인 이날은 소아응급실의 진료 제한일인 관계로 이러한 풍경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병원 소아응급실은 일부 전문의의 사직으로 지난 5월부터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은 초중증 환자만 받고 있다.

아주대병원 응급실, 목요일 초중증 환자만 받기로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4일 군의관 3명이 배치되는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에 응급실 한시적 축소 운영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은 오는 5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인 금요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 16세 이상 성인 환자의 경우 심폐소생술(CPR)을 필요로 하는 등의 초중증 환자만 받는다. 2024.9.4 xanadu@yna.co.kr

보건복지부가 이날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을 중심으로 군의관 15명을 배치하기로 한 가운데 아주대병원에는 3명이 투입돼 근무를 시작한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군의관들은 아직 투입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병원에 할당된 군의관 3명 가운데 2명은 응급실에, 나머지 1명은 일반 병동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 병원 응급실에는 당초 14명의 전문의가 근무했으나 반년 넘게 이어지는 의정 갈등 속에서 3명의 전문의가 사직해 11명만 근무하고 있다.

남은 11명 가운데 4명 또한 격무를 호소하며 사직서를 냈으나, 병원 측의 설득 끝에 이들 모두 사직을 보류하고 일단 업무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부와 병원 측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응급실을 중심으로 군의관들을 긴급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주대병원의 경우 최근까지 주 1회 응급실을 '셧다운'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끝에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 동안은 초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축소 진료를 하기로 한 상황이다.

당장 응급실 축소 진료 첫날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현장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의료진은 "축소 진료를 하루 앞두고 군의관이 투입된다니 다소 다행이긴 하지만, 업무 부담이 얼마나 경감될지는 미지수"라며 "일단 군의관들이 현장에 배치되면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 업무를 분담할지 정할 수 있을 듯하다"고 했다.

한편, 현장에서 만난 구급대원들과 민간 응급구조사들은 경기 남부지역 응급실의 과부하 사태가 비단 아주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인근 지역의 한 병원에서 이곳 응급실로 환자를 이송해온 응급구조사 B씨는 "오늘처럼 병원과 응급실 간에 먼저 연락이 이뤄진 경우에는 수월하게 환자를 이송할 수 있지만, 한꺼번에 환자가 몰릴 때는 대책이 없다"며 "연락 없이 일단 응급실로 환자를 밀어 넣은 채 받아주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도 다반사"라며 한숨 쉬었다.

sol@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