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찾아주세요” 119 구급대의 ‘SOS’, 두 배 넘게 늘었다

임지선 기자 2024. 9. 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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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 등으로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119 구급상황관리센터에 "병원을 찾아달라"고 들어온 요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응급실이 늘어나고 초진 예약도 어려워지면서 119 신고자를 위해 병원을 선정하는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역할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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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이 깊어지면서 응급실 운영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사직 등으로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119 구급상황관리센터에 “병원을 찾아달라”고 들어온 요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응급실이 늘어나고 초진 예약도 어려워지면서 119 신고자를 위해 병원을 선정하는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역할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소방청이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건수는 총 11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9건)의 2.3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업무별 비중에서 ‘이송 병원 선정’ 비중은 4.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와 비교해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송병원 선정’이란 구급대에서 직접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을 찾는 부담이 너무 커 소방청이 운영해온 구급상황관리센터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병원을 선정해주는 업무를 뜻한다. 즉, 이송병원 선정 업무가 2배 이상 급증했다는 것은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을 찾아야하는 소방청의 노력이 그만큼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최근 응급실 11곳에서 이송 거부를 당해 결국 한달째 의식불명에 빠진 28개월 여아의 사례처럼 ‘병원 쪽의 거부’ 때문에 구급대가 재이송에 나서야하는 경우도 늘고있다. 구급대 재이송 자료를 보면 올 들어 6월10일까지 구급대가 환자를 두 차례 재이송한 사례는 78건으로 지난해 1년간(84건)의 기록과 비슷하다. 네 차례나 재이송한 사례도 17건이나 돼 이미 지난해 기록(16건)을 넘어섰다.

구급상황관리센터는 구급대가 판단한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중증·응급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나 대형병원으로, ‘경증·비응급환자’는 지역 응급의료기관이나 인근 병의원으로 이송한다. 병원에서 환자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응급실 뺑뺑이’ 상황 속에서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업무는 더 길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환자는 더 위험에 빠지게 된다.

양부남 의원은 “정부는 응급의료 현장의 심각성을 낮게 판단하고 있는 사이 구급 대원들과 소방당국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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