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보려다가"…출소 3년 만에 또 살인 저지른 황당 이유

13년 전 이웃을 죽이고 출소 후 다시 폐모텔 업주를 살해한 6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용변을 보러 갔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사진=뉴시스

13년 전 이웃을 죽이고 출소 후 다시 폐모텔 업주를 살해한 6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용변을 보러 갔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4일 뉴시스·뉴스1에 따르면 이날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고상영)에서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61)의 첫 공판이 열렸다.

A씨는 지난 6월29일 오후 7시쯤 광주 서구 양동의 한 폐업 모텔 1층 로비에서 소화기로 업주 B씨(64)의 얼굴을 때려 살해한 후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쇠 지렛대를 사용해 폐모텔 쪽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간 뒤 인기척에 놀란 업주 B씨와 맞닥뜨리자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사건 현장이었던 폐모텔은 같은 달 중순 폐업했으나 B씨는 당시 5층 객실에서 홀로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13년 전에도 광주에서 이웃을 살해한 전과가 있었다. 그는 범행 다음 날 시신에서 현금과 주민등록증을 훔쳤고, 시신을 이불 등으로 숨겨 광주 서구의 한 교각 아래 유기하기도 했다.

그 결과 A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검찰은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8월 출소 후 일용직을 전전하다 생활고에 이번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법정에서 A씨는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용변을 보러 들어갔다가 일어난 우발적 범행이었다. 금품을 훔치려는 의도를 갖고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유족들은 "모텔은 소변을 보러 들어갈 만한 장소도 아니다. (들어가는) 길을 찾기 쉽지도 않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잔인하게 범행했는지 의문이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와 격리하는 엄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A씨의 다음 재판은 내달 11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