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야" 문 연 순간 연기 덮쳤다…'이럴 땐' 급하게 나가지 마세요[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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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2층에 마련된 교실에 갑자기 화재경보기가 시끄럽게 울렸다.
문을 열자 복도에는 뿌연 연기가 가득했다.
불이 났을 때 연기 한 두 모금만 마셔도 그 자리에 쓰러질 수 있다.
김 소방장은 "사람은 연기가 자욱하면 일단 눈을 제대로 못 뜬다"며 "보통 화재가 발생하고 2분 안에 연기가 복도에 가득 차는데 연기가 심할 때는 급하게 나가는 것보다 안에서 119 구조 요청을 하거나 다른 피난 기구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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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건물 2층에 마련된 교실에 갑자기 화재경보기가 시끄럽게 울렸다. 교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더니 복도로 향하는 문으로 달려갔다.
문을 열자 복도에는 뿌연 연기가 가득했다. 마치 공포 체험에 들어온 것처럼 눈앞이 어두컴컴했다. 희미한 조명 아래 허리를 최대한 낮춘 채 앞으로 직진했다. 워낙 주변이 어두운 탓에 오른손으로 벽을 잡고 이동해야 했다.
10초 정도 지났을 때 등골이 서늘했다. 연기 가득한 공간에 갇혀 있으니 빨리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우적거리며 앞으로 걸어가는데 단단한 벽이 있었다. 순간 길을 잘못 든 것을 알고 '아차' 싶었다.
머릿속이 하얘지며 어쩔 줄 모르는 사이 뒷사람이 "이쪽이에요"라고 말했다. 소리에 집중해 반대편 방향으로 겨우 빠져나갔다. 평소라면 30초만에 빠져나갈 수 있는 짧은 거리였다. 이날은 1분이 넘게 걸렸다.
지난달 28일 인천 서구 가정동 인천국민안전체험관 중 '화재 시뮬레이션' 공간에서 체험한 일이다. 지난달 19명의 사상자를 낳은 부천 호텔 화재를 계기로 화재 대처 및 대피법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교육을 맡은 김종원 소방장은 '4단계 화재 대피법'을 강조했다. 첫째, 화재가 발생하면 "불이야" 외치거나 비상벨을 울려 주변에 알린다. 둘째, 물티슈나 젖은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고 낮은 자세로 피난 유도등을 따라 대피한다. 셋째, 승강기 사용하지 않고 비상계단을 이용한다. 넷째, 옥상에 문이 잠길 경우를 대비해 최대한 1층으로 내려가는 게 낫다.
김 소방장은 특히 건물에 연기가 가득 찼다면 복도로 나가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화재 사망 사고의 약 80%는 연기에 의한 질식사다. 불이 났을 때 연기 한 두 모금만 마셔도 그 자리에 쓰러질 수 있다. 가연성 건축 자재는 연소 속도가 빠르고 유독성 가스도 내뿜는다.
김 소방장은 "사람은 연기가 자욱하면 일단 눈을 제대로 못 뜬다"며 "보통 화재가 발생하고 2분 안에 연기가 복도에 가득 차는데 연기가 심할 때는 급하게 나가는 것보다 안에서 119 구조 요청을 하거나 다른 피난 기구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재 상황에서는 소화기를 이용해 초동 대처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화기를 이용할 때는 안전핀을 뽑고 호스를 불이 난 방향으로 잡은 채 손잡이를 움켜쥐고 분말을 골고루 쏘면 된다. 김 소방장은 "소화기는 눈에 잘 비치해야 하고 바닥면으로부터 1.5m 이하에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급 상황에서 유도등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다. 유도등은 불이 났을 때 사람들이 비상구를 찾을 수 있도록 알려주는 기구다. 피난구 유도등은 비상구 위에 설치돼 탈출구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통로 유도등은 거실, 복도, 계단에 설치돼 비상구가 있는 쪽을 안내한다. 객석 유도등은 영화관, 공연장 바닥에 설치돼 있다.
김 소방장은 "화재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최대한 깨끗한 공기 쪽으로 이동하고 자신의 위치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라며 "건물 몇 층 어떤 방 안에 몇 명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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