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 늘고 잠은 줄고···청소년 정신건강 ‘빨간불’
초·중·고교 학생들의 수면시간이 줄고 인터넷 사용시간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초·중·고교 학생들의 일부 정신건강 지표도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2019년부터 5년 단위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을 세웠지만 정책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발간된 국회입법조사처의 ‘학생의 정신건강 실태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는 학생건강통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등 정부 통계 원자료를 분석해 초·중·고교생의 정신건강 현황을 살펴본 내용이 들어있다.
학생들의 게임·인터넷 사용률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초등학생의 하루 2시간 이상 게임·인터넷 사용률은 기본계획 수립 전인 2017~2018년 평균 25.3%에서 2019~2023년 36.3%로 증가했다. 중·고등학생의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2014년 1.83시간에서 2018년 2.56시간으로 증가한 뒤 다시 지난해 4.66시간을 기록했다. 9년 만에 인터넷 사용시간이 2.5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중·고등학생의 하루 2시간 이상 게임·인터넷 사용률 또한 함께 늘어났다. 중·고등학생의 하루 2시간 이상 게임·인터넷 사용률은 2014년 63.76%에서 지난해 92.11%까지 증가했다. 기본계획 시행 전인 2019년에 비해 중·고등학생 모두 20%포인트가량 하루 2시간 이상 게임·인터넷 사용률이 상승했다.
반면 학생들의 ‘적정 수면시간 충족률’은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초등학생의 적정 수면시간 충족률은 2017~2018년 평균 55.5%에서 2019~2023년 52.9%로 줄어들었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의 적정 수면시간 충족률은 2019년 45.1%에서 지난해 40.4%까지 감소했다.
중·고등학생의 적정수면시간 충족률 또한 2014년 25.97%에서 지난해 20.11%까지 떨어졌다. 시행계획 시행 전후인 2014~2018년과 2019~2023년을 비교했을 때도 중·고등학생의 평균 수면시간은 6.31시간에서 6.21시간으로 감소했다.
학생들의 인터넷 사용시간 증가와 수면시간 감소 속에 정신건강 지표는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2018~2023년 전국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대상으로 한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를 보면, ‘관심군’ 학생은 전체 학생의 4% 수준이다. 2023년 초등학교 1학년의 관심군(4.1%) 비율은 2018년(3.7%)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1학년은 ‘자살위험군’ 학생이 2020~2021년(2.1%) 줄어들었다 2023년(2.4%) 다시 증가했다.
특히 2018~2020년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학생들이 중학교 1학년이 되면서 자살위험군이 9000명 가까이 늘어났다. 보고서는 2018년 초등학교 4학년이던 학생이 2021년 중학교 1학년이 됐을 때, 자살위험군 학생은 8924명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고교생의 ‘자살시도 경험률’은 2014년 4.44%에서 지난해 5.26%로 1.37%포인트 증가했다. ‘높은 고립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0년 14.11%에서 2023년 18.12%로 상숭했다.
입법조사처는 “2019년부터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을 시행했으나 정책적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스마트폰 등 인터넷 이용시간의 증가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관한 증거를 고려할 때 적절한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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