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건물 화재' 화마 뚫고 손자가 구출한 95세 할머니, 끝내 숨져

김은진 기자 2024. 9. 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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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처를 집어삼킨 화마 속에서 손자의 손길로 탈출한 할머니가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9분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탑동의 한 건물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할머니는 손자 덕분에 무사히 화마 속을 나올 수 있었지만 연기를 많이 마신 탓에 의식이 저하된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이날 오후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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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흡입에 의식 저하, 오후께 사망... 손자, 할머니 보살피려 직장도 그만둬
4일 오전 6시29분께 수원시 권선구 탑동의 한 건물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잔불 정리 중인 소방대원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안식처를 집어삼킨 화마 속에서 손자의 손길로 탈출한 할머니가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9분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탑동의 한 건물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건물은 1층 사무실, 2층 교회, 3층 주택으로 3층에는 거동이 불편한 95세 할머니와 30대 남성 A씨가 살고 있었다.

이웃 주민들로부터 ‘3층에 연기가 보인다’는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32대와 소방대원 등 인력 96명을 동원해 불이 난지 30여분 만인 이날 오전 7시7분께 불을 완전이 껐다.

불이 났을 당시 A씨는 할머니를 가장 먼저 구출해 냈다. 집 안방에서 2층 건물 지붕이 보이는 작은 창문이 있었는데, 연기가 집안 가득 들어차 문으로 대피할 수 없자 이 창문을 통해 대피를 시도한 것.

A씨는 우선, 할머니를 창문 밖으로 탈출시켜 2층 건물 지붕 위로 안착시켰다. 이후 자신도 작은 창문을 향해 몸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할머니를 무사히 구출한 후 A씨는 119에 신고를 했고, 할머니와 함께 구조될 수 있었다. 할머니는 손자 덕분에 무사히 화마 속을 나올 수 있었지만 연기를 많이 마신 탓에 의식이 저하된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이날 오후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불은 소방당국에 의해 빠르게 꺼졌지만, 삽시간에 온 집안을 까맣게 태울 만큼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최근까지 직장을 다녔다가 할머니가 고령으로 인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거동이 힘들어지자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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